'호르몬대체요법, 국내 유방암 발병과 무관'
2002.07.23 02:58 댓글쓰기
호르몬 대체요법(HRT)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입장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관련 학회들이 "한국여성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연구결과"라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폐경학회와 산부인과학회 관계자들은 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국내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 성향과 크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진홍 교수(폐경학회 상임이사)[사진]는 "이번 결과는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호르몬 대체요법에 이용되는 많은 제제가운데 하나인 'pempro'만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 결과가 다른 에스트로젠 및 프로제스테론 병합 요법에까지 적용돼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pempro'란 에스트로젠 제제인 '접합 마 에스트로젠'과 프로제스테론 제제인 '메드록시프로제스테론 아세테이트'를 병합한 호르몬 제제를 말한다.

김교수는 "유방암 발생 위험 증가율이 미국은 환자 1인당 연간 0.1%인데 반해 국내는 단지 1/4~1/6정도"라며 "서양인은 50대 이후 2/3정도가 발병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2/3가 50대 이전에 발병한다"고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폐경기 이후의 호르몬 대체요법이 국내여성의 유방암과 별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교수는 "자궁 적출술을 받은 여성에게는 단독 에스트로젠투여도 가능하며, 메드록시프로제스테론 아세테이트 대신 자연프로게스테론이나 저용량 프로게스테론의 사용이 가능하다"며 "pempro 투여시에도 단기간 사용의 경우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호르몬 대체요법에 의한 유방암 발병률 등 단점 보다는 확장기 혈압을 낮추고 무릎 골절이나 골다공증 등을 치료하는 장점이 더 많기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학설은 이미 10여년 전에 제기됐던 것"이라며 "당시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학설이 NIH라는 위력있는 단체가 발표해 문제화 된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교수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여성들은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의사들도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이나 혈전증 등 증상을 확인하고 매년 유방암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희철 산부인과학회 학술위원장도 "호르몬 요법은 매우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며, 폐경 여성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약제 선택이 이뤄진다"며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적합한 호르몬 대체요법을 실시해 폐경기 여성건강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폐경으로 인한 안면홍조나 골다공증 등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여성호르몬 등을 약물로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은 국내의 경우 약 50여만명의 여성에게 시술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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