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냉동보존 성공…여성 암환자 임신가능
2002.07.16 02:24 댓글쓰기
불임 확률이 높은 여성 암 환자들도 임신이 가능한 난소냉동보존술 연구가 현실화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사람의 난소를 면역결핍쥐에 이식, 배양한 후 정상적인 배란과 황체를 형성시키는 실험이 국내최초로 성공해 사람의 냉동난자가 동물의 난소조직에서도 정상적인 배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을지의대 을지병원 산부인과 김세웅 교수는 최근 발간된 Fertility & Sterility(불임관련 학술지. Vol 78, Page 77-82, )7월호에 게재된 '냉동된 인간 난소조직의 이종이식 후 난포성숙, 배란, 황체형성 관찰'이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세웅 교수는 면역결핍쥐에게 가로 5mm×세로 5mm, 두께 1mm의 냉동된 사람의 난소조직을 이식하고 미성숙난자가 성숙되기까지 4개월을 기다린 후 1달 동안 성선자극 호르몬과 배란유도주사를 주입, 배란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마지막 배란유도주사(hCG) 후 24시간이 지나 혈중 호르몬 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배란 수치인 3.0(ng/dl)을 넘어선 것이 확인됐다.

또한 면역결핍쥐에 이식했던 사람 난소조직을 해부해 조직검사를 실시한 결과 배란 후 정상적 황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나 냉동된 사람의 난소가 쥐의 몸에서도 정상적인 배란 기능을 유지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이는 올 1월, 냉동 보존한 쥐의 난소를 혈관봉합술로 이식해 임신에 성공하는 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데 이은 쾌거다.

무엇보다 이 연구결과가 미치는 파급효과는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로 난소기능이 손상돼 조기폐경이나 불임 확률이 높은 여성 암 환자들에게 임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간 일부 세계적인 불임센터에서 면역결핍동물에 인간난소 조직을 이식해 난자를 성숙시키는 방법으로 인간난자 성숙에 성공했지만 동물의 몸에서 성숙한 인간난자가 과연 정상적 수정과 임신의 조건인 배란과 황체형성이 가능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인간의 미성숙란이 면역결핍쥐 생체내에서 성숙해 정상적인 배란과 황체가 형성되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김 교수는 "여성 암 환자들의 임신을 위해 냉동 보존 중인 인간난소조직이 실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동물의 몸에서 성숙시킨 사람의 난자를 실제로 수정시켜도 좋은가에 대한 윤리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험관아기를 통한 구체적인 시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휴먼 리프로덕션(Human Reproduction. 산부인과 임신관련 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림프암을 앓고 있는 여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난소재이식수술이 안전하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바 있다.

[사진설명] 면역결핍쥐에 이식한 인간 난소의 난포성숙 및 황체형성 과정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