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췌장암 환자에 많은 '유전자 변이' 발견
서울대병원 류지곤 교수팀, 특정 항암요법 결정 도움
2021.03.29 16:15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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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췌장암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류지곤 교수팀은 췌장암 환자 103명의 DNA 손상 복구 기전에 관여하는 123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ERCC6’라는 변이가 매우 의미있음을 발견했다.

 

췌장암은 진단 시 약 80~85%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다. 5년 생존율은 10% 정도다. 따라서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예후 예측은 치료 방침 결정에 중요하다.

 

현재 췌장암 진단은 종양표지자로 단백질 CA19-9 수치를 확인한다. 그러나 예후 예측은 부정확한 편이며 강력한 예후 예측인자는 아직까지 없었다.

 

연구팀은 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얻은 췌장암 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전장엑솜시퀀싱 검사(whole exome sequencing)로 유전자 분석을 했다.

 

연구결과 예후 및 치료 반응성 예측 등에 유용한 유전자 변이 ‘ERCC6’를 찾았다. 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폴피리녹스 항암요법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질병 무진행 생존기간이 23.5개월로 나쁜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의 8.6개월에 비해 3배 이상 길었다.

 

현재 췌장암의 표준 항암치료는 두 가지로 네 가지 약제를 쓰는 폴피리녹스와 두 가지 약제를 쓰는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등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적용할 지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다만 DNA 손상 복구 유전자 중 하나인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폴피리녹스 요법에 반응이 좋다는 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BRCA 돌연변이는 전 세계 환자 중 약 5%이며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에서는 빈도가 더 낮아 임상적 유용성은 다소 떨어진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ERCC6 유전자 변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서 변이 대립 유전자 빈도가 약 40%로 아주 높은 편이다.

 

연구팀은 혈액 샘플을 이용한 후속 연구에서 ERCC6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폴피리녹스 요법에 좋은 반응성을 보이는 지 검증할 계획이다.

 

류지곤 교수는 한국인 췌장암 환자에서 특정 항암제에 반응하는 ERCC6 유전자 변이를 최초로 규명했다향후 간단한 혈액 채취로 항암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Canc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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