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 신장암 新치료 패러다임 가능성'
이재련 교수 '기존 항암제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생존율 등 유의미한 개선'
2019.12.20 11:0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립암센터의 지난 2016년 국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신장암은 국내발병률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발생한 신장암 환자는 5043명으로 위암(3만504명), 대장암(2만8127명), 갑상선암(2만6051명) 등에 비해 적지만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발생률은 증가 추세다.
 

또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장기 특성상 신장암은 화학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고 과다 증식하는 암이 아니라 방사선 치료 효과를 보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신장암의 새로운 치료 대안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KEYNOTE-426 3상연구를 통해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엑시티닙과 병용요법시 전신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투명 세포형 신세포암 환자 대상으로 표준치료법 대비 우월성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이재련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최근 10년 간 다양한 신장암 치료제가 등장했다. 신장암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했나
마땅한 치료법이 도출되지 않았던 과거 수십 년 간의 시기는 신장암 치료의 ‘암흑기(Dark age)’로 표현할 수 있다. 1980년~90년대 주로 사용되던 면역요법(인터페론, 인터루킨) 반응률은 4%에 불과할 정도로 현저히 낮았다. 그러던 중 2006년 신장암 표적 치료제인 수니티닙이 등장했고 비슷한 계열의 치료제들이 차례로 출시됐다. 하지만 이 같은 약들은 초기 높은 반응에도 불구 완치율은 1~2%미만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2015년 니볼루맙을 시작으로 면역항암제가 등장했고 20~25%의 일부 환자군에 한정되지만 좋은 반응이 도출됐다. 또한 면역항암제는 심각한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난다는 이점도 있다. 작년에는 신장암 1차 치료에서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이 국내 승인을 받는 등 신장암에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용요법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여러 면역항암제들이 다양한 암종에서 승인됐고 실험 결과를 봤을 때 신장암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할 경우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
 

Q. 병용요법, 특히 키트루다-엑시티닙의 경우 표 요법인 수니티닙 대비 객관적 반응률(ORR),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기간(PFS) 모두 개선된 결과가 도출됐다. 이것은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치료제 효과 평가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생존율이다. 키트루다-엑시티닙은 12개월 전체 생존율을 유의하게 개선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켰다. 이 같은 뛰어난 중간 분석 결과를 보인 경우는 드문 상황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초기 연구에 해당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암환자가 완치되지 않은 채 여명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 등 전체 생존율 연장 의미에 대한 생각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생존기간 연장이 환자 및 의료진이 약물을 선택하는 주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음으로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은 59.3%로 가장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가진다. 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부분 반응(70% 이상 종양 크기 감축)을 통해 그에 따른 구조적 및 생화학적인 증상이 개선되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또한 15.1개월로 현재까지 출시된 치료제 중 가장 긴 것으로 확인됐다.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 반응률 59.3%로 가장 높고 1차 표준치료 권고 예정" 
"신장암은 폐암과 달리 PD-L1 발현 여부 상관 없이 효과"
"환자들이 본인 질환 정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거 중요"

  

Q.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 시 PD-L1 발현 여부에 따라 세분화해도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면역항암제가 PD-L1 관계 없이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봐야 하는지 
그렇다. 폐암과 달리 신장암은 PD-L1 발현 여부에 상관 없이 효과를 보였다. 사실 면역항암제 각각의 관련 임상에서 설정된 PD-L1 측정 기준은 모두 다르게 설정돼 실제 임상에서 통일된 적용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PD-L1 발현 여부가 치료법 선택의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표적치료제 사용 시 PD-L1 반응률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으며, 원발 조직과 재발 부위 PD-L1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해 신장암에 있어 PD-L1 발현 여부는 면역항암제 사용의 근거가 되는 핵심 지표가 아니라고 평가한다.
 

Q. 최근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이 4기 투명 세포형 신세포암과 재발성 신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 NCCN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해 말씀 부탁 드린다.
IMDC(International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Database Consortium) 기준에 맞춰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에 따라 위험군을 나눈다. 최근 2020 NCCN 가이드라인의 중등도, 고위험군에서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 진입했다. 이는 높은 유효성의 임상 데이터임을 입증하며 근거 범주(Category of evidence)에서 카테고리 1으로 권고된다. 카테고리 1은 근거와 함께 해당 가이드라인 구성에 참여하는 위원회의 일관된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더불어 저위험군에서도 1차 치료 영역에서 선호약제로 권고된다. 결론적으로 키트루다-엑시티닙은 IMDC 모든 위험군의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2020 EAU 가이드라인에서는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이 IMDC 모든 위험군에서 신장암 1차 표준치료로 권고될 예정이다. 전체 생존율 및 객관적 반응률, 무진행 생존기간 모두 수치적으로 효능을 입증했기에 표준치료로 권고될 수밖에 없다.
 

Q. 현재 신장암 치료 영역에서 주목하고 있는 연구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연구는 니볼루맙-이필리무맙(CTLA4 저해제)와 키트루다(PD-1 저해제)-엑시티닙 병용요법이 대표적이다. 두 임상을 비교해보면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의 경우 면역항암제 간 병용으로 면역을 더욱 증강시켜 1차 치료 단계에서 니볼루맙 단독요법보다 반응률이 높음을 증명한 바 있다. 한편 키트루다(PD-1)-엑시티닙(TKI) 병용은 각 계열 치료제의 장점이 결합돼 기존 1차 표준치료제 였던 수니티닙 단독보다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사용 중인 1차 치료로 니볼루맙-이필리무맙 조합의 문제는 부작용이다. 두가지 모두 면역항암제 이다 보니 관련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 대비 대장염, 간염, 폐렴, 부신염, 뇌하수체염 등 평생 호르몬을 복용해야하는 3등급 이상의 심각한 질환 발생률이 현저히 높았다. 때문에 면역항암제 간 조합은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항체 개발이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반면 키트루다-엑시티닙 조합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작용을 가지며 전체 면역 항진 기능을 저하시킨다.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다. 물론 종양 완전 사멸 및 장기간 치료 효과 유지 등 완치 측면에서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Q. 신장암 환자 및 의료진에게 하고 싶은 제언은
신장암 환자들이 본인 질환 정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국내 의료시스템은 외국과 차이가 있어 의료진을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고 의료정보에 평등한 접근이 어렵다. 어려운 전문용어 등의 장벽도 있으며 온라인에서 광고성 짙은 정보에 노출되기도 쉽다. 항암치료는 본인 건강을 담보로 하며 높은 비용 부담을 감내 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신중한 태도로 본인에 맞는 약제를 선택하고 약제 반응과 부작용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도 환자들에게 정확한 질환 정보 전달 의무를 가지며 이를 위한 다학제 간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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