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뇌공학과 박영균 교수,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배고픔 상태에서 장내 포도당을 선별적으로 감지·선호하게 만드는 ‘장-뇌 회로’의 존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뇌가 장에 들어온 영양소 중 ‘포도당(D-glucose)’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화된 신경 경로를 작동시킨다는 점을 처음 입증, 생체 내 에너지 대사 조절과 연관된 뇌 기능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뇌가 ‘포도당만’ 감지···CRF 뉴런 특이적 반응 확인
생물은 당, 단백질, 지방 등 다양한 영양소로부터 에너지를 얻지만 이번 연구는 그중 ‘포도당’에 대해 뇌가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 회로를 조명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해 쥐의 소장에 포도당(L-글루코스, D-글루코스), 아미노산, 지방 등을 각각 주입한 뒤 뇌의 반응을 추적했다.
그 결과 뇌 시상하부 내 시상핵(PVN)에 위치한 ‘스트레스 반응 세포’인 CRF 뉴런이 오직 D-글루코스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며 다른 영양소에는 무반응 혹은 역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내 영양소 유입에 따라 뇌가 단일 세포 수준에서 반응 방향을 정한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결과다.
포도당 신호는 ‘척수신경’ 통해 뇌로···기타 영양소는 미주신경 경로
이번 연구는 신경 경로의 차이도 규명했다.
포도당 감지 신호는 소장에서 척수신경을 거쳐 뇌의 등쪽 외측 팔곁핵(PBNdl)을 통해 CRF 뉴런에 도달하는 반면, 아미노산이나 지방 신호는 미주신경을 통해 전달된다.
광유전학적 억제 실험에서도 CRF 뉴런을 억제한 공복 상태 쥐는 더 이상 포도당을 선호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고, 해당 회로가 포도당 특이적 섭취 행동 유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 출발점은 서성배 교수가 뉴욕대 재직 시절 초파리에서 발견한 DH44(포도당에 특이적으로 반응) 뉴런에서 시작됐다. 서 교수팀은 포유류에도 유사한 기능을 하는 뉴런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생쥐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실험은 박사과정 중이던 현재 김진은 박사, 정원교 연구원, 김신혜 박사가 협력해 진행했다.
김 박사와 김신혜 박사는 “뇌는 장내 다양한 영양소 중 포도당을 어떻게 구별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연구였다”며 “이번에 규명된 척수 기반 신경 회로는 우리 몸 에너지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성배 교수는 “포도당에 특화된 장-뇌 신호 경로를 밝힘으로써 비만,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며 “향후 아미노산, 지방 등 다른 필수 영양소에 대한 유사 회로 및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KAIST 박사과정 김진은·김신혜 박사, 정원교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6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KAIST, ) , , - .
(D-glucose) , .
CRF
, , .
(L-, D-), , .
(PVN) CRF D- .
.
.
(PBNdl) CRF , .
CRF , .
DH44( ) . .
, , .
.
- , , .
, KAIST , 1 , (Neuron) 6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