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지자체들이 고비용을 들여 전문의를 유치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실제 지역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돌봄 체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새롬 인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아산사회복지재단 48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지역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특정 지역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태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돌봄 위기와 삶의 질, 그리고 사회복지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2024년 아산재단의 학술연구 지원사업에 선정된 연구자 10명 중 연구결과가 우수한 3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그중 김 교수는 '인구소멸지역에서 의료와 돌봄의 지도 그리기-경상북도 영양군 사례 연구'를 주제로 인구소멸 지역에서 통합돌봄의 현실과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가 인구 1만5000명의 영양군을 대상으로 참여관찰, 인터뷰, 현장조사 등을 진행한 결과, 이 지역은 전국 최하위 수준 의료접근성을 보이고 있었다.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1.3명에 불과했고, 군 전체를 통틀어서도 병원이 1곳, 의원 1곳, 한의원 2곳, 치과의원 3곳이 전부다. 군 내 유일한 병원인 영양병원조차 의사 확보가 어려워 공공보건의료수행기관으로 지정돼 군 예산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최근 영양병원장을 인터뷰한 내용을 언급하며 "의사나 간호사는 아무리 돈을 줘도 절대 뽑을 수 없다고 단언하셨다"며 "그래서 누군가가 자주 주민을 살펴만 줘도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방에선 재활의학과 의사를 4억7000만원에 구하려 해도 안 오는데, 그 돈으로 돌봄 인력 20명을 뽑을 수 있다. 그 20명이 지역 내 노인들을 나눠 찾아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역 돌봄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실제로 이 분야가 산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영양군에서 가장 성장한 산업은 건설에 이어 돌봄이었다"며 "장기 요양 제도 도입으로 돌봄 수요는 늘고 구매력은 부족하지만, 국가가 이를 제도로 보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돌봄이 최저임금 수준 머문다면 지역 기반 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하지만 돌봄 노동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열악하다.
김 교수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는 주민들도 돌봄 산업에 종사하는 것보다 블루베리를 따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며 "지금처럼 돌봄이 최저임금 수준에 머문다면 지역 기반 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통합돌봄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해 '사는 곳에서 나이들기'를 기조로 통합돌봄법을 제정했지만, 시행계획조차 미확정된 상황에서 기초지자체가 직접 사업을 설계‧운영해야 하는 구조는 역량 격차가 큰 지역 간 불균형을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광주나 부산,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 사업이 잘될 수 있다고들 하지만, 영양군처럼 작은 지역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처럼 역량이 있는 지자체가 공모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는 영양군처럼 규모가 작고 여건이 부족한 지역은 자신들이 원하는 돌봄 체계를 구축할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어 "통합돌봄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려면 소지역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할 별도 재정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돌봄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조직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기업이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이날 인사말에서 "돌봄 문제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가치체계와 연결돼 있고 국가·지역사회·기업·가족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노인이 살아온 곳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하고, 가족은 돌봄의 부담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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