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보험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의료비 보장을 받는 보험 가입이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나 부정적 인식을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병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팀은 한국경제연구원 학술지 한국경제연구에 ‘민간의료보험 가입 유형이 주관적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에서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의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 실손형·정액형·혼합형 등 유형별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주관적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분석했다. 종속변수는 건강에 대한 자가 평가(좋음/나쁨)이며 보험 가입 이후 변화가 어떤지를 살폈다.
그 결과, 실손형 보험 가입자는 가입하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을 ‘나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정액형이나 정액·실손이 결합된 혼합형 보험 가입은 주관적 건강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병원을 자주 찾게 되면서 그간 자각하지 못했던 질병이나 이상 신호를 인지하게 되고, 이로 인해 건강 불안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실손형 가입자 외래 방문 횟수는 연평균 14.2회로 정액형(12.8회)이나 혼합형(10.0회)보다 많았다.
또 실손형 보험은 다른 유형에 비해 실제 의료비 지출에 따라 보상을 받는 구조이므로 질병을 발견하고 보험금 수령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개인의 건강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공적보험 안정감 제공 가능성 주목
보험은 일반적으로 질병으로 인한 재정적 불안을 줄여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고, 이는 주관적 건강 인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그러한 기대효과가 실손형 보험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상자 모두가 국민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 등 공적 의료보험에 이미 가입돼 있기 때문에 민간보험의 심리적 안정감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손보험 효과 분석, 제도개선 기초 기대
이번 분석은 실손형 보험의 보장 방식이 주관적 건강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보험 가입 이후 시차를 두고 건강 인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추적하는 종단 연구와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 같은 가입자 특성에 따른 내생성 문제는 해결과제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 증가 및 보장 축소 등 제도 변화가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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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12.8)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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