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조기진단을 위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남성암 2위로 올라서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정병창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은 16일 전립선암 바로 알기 인식주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립선암의 심각성과 조기검진 중요성을 강조하며 PSA 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전립선암 현황과 치료 전략을 살펴보고 PSA 검사 중요성을 국민께 알리고자 한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조기검진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성 건강 위협 전립선암…발견 시기 생존율 '극과 극’

PSA 검사 국가검진 포함은 전립선암의 심상치 않은 증가세에 기인한다. 2024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신규 전립선암 환자는 2만754명으로, 2021년 남성암 발생 순위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16.1명에 달해 초고령사회를 앞둔 한국 보건의료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진단 시점이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96%로 높은 편이지만 이는 조기 발견 덕분이다. 암이 전립선에 국한된 국소 단계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깝다. 하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전이 단계에서는 49.6%로 급감한다. 

박성우 부회장(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은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가 가능하지만 전이되면 치료 성적이 급격히 나빠진다"며 "조기 진단이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성은 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만, 전립선암은 국가적 관리 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부터 10년간 등록된 국내 환자 약 7만1000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50%)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선진국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평균 진단 연령도 71세로, 이미 고령인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조기 진단 가능"

고영휘 편집위원장(이대비뇨기병원 비뇨의학과) 전립선암 조기진단 핵심 열쇠로 'PSA 검사'를 꼽았다. PSA 검사는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혈중 전립선특이항원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환자 부담이 적고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가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선별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PSA 검사는 조기 진단을 넘어 환자를 위험군(저·중간·고)으로 분류해 과잉 치료를 막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고영휘 위원장은 "PSA 검사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검진 프로그램에 포함해 모든 남성이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성우 부회장도 "첨단 치료는 경제적 부담과 지역별 접근성 격차가 여전하다"며 "신약 급여 확대와 유전자 패널검사 지원 같은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