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이상 다출산 여성, 치매 발병 위험 높다'
분당서울대 배종빈 교수팀, 11개국 1만5천명 코호트 공동연구 결과 발표
2020.09.09 09:57 댓글쓰기
<左 배종빈 교수, 右 김기웅 교수>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5번 이상 출산한 여성이 일반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 김기웅 교수팀은 11개 국가의 여성 약 15000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결과를 통해 출산과 치매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전세계 치매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일 정도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높고, 발병 후 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러한 남녀 차이에는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특히 여성만의 고유한 경험인 출산이 호르몬과 건강의 변화를 유발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간 출산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으며, 기존 연구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 혼선이 있었다.
 
연구팀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교육, 고혈압 등의 인자를 보정해 분석한 연구 결과, 출산을 5번 이상 경험한 여성은 한 번만 출산한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이 47% 높았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2~4회 출산한 여성은, 1회만 출산한 여성과 비교해 치매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륙별로 그룹을 나누어 분석했을 때, 유럽, 남미와 달리 아시아에서만 예외적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60세 이상 여성이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면 자의적인 비출산이라기 보다 불임이나 반복적 유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임을 유발하는 호르몬 질환은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반복적인 유산 역시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배종빈 교수는 “5번 이상 출산한 여성은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질환이 동반될 확률이 높고, 출산에 따른 회백질 크기, 여성호르몬 감소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김기웅 교수는 출산이 여성의 높은 치매 유병율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11개 국가 코호트 연구를 통해 파악하는데 성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향후 아이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을 통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를 진행해 치매 조기 진단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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