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20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배치 비율 5:5 조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31일 ‘필수의료 지원 대책’과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 중 지역·과목 간 인력 격차 최소화를 위한 대책으로 올해부터 수도권-비수도권 배치 비율을 기존 6:4에서 5:5로 조정할 계획이다.
수도권 전공의 정원 일부를 비수도권으로 옮김으로써 지역 간 인력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에 발표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에서도 이를 재차 명시했다.
대전협은 “이러한 방침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인력 배치 조정 기본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는 전공의 정원 배치 조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현행 입장을 강행하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오히려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수도권에 근무하는 전공의 업무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대전협은 “기본적으로 전공의들은 이미 주 평균 80시간이라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4년 안에 수도권 전체 전공의 수가 16% 감소할 텐데 전공의 업무를 분담할 전문의 등 대체인력 확보와 이에 필요한 재정 지원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는 계속 미달, 모집 인원만 늘린다고 충원될까"
또한 “현재도 전공의 교육 환경은 너무나 열악한데 악화가 우려된다”며 “수도권 전공의들은 늘어난 업무로 인해 교육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며 각 수련 병원 역시 교육보다는 업무 공백을 줄이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전공의 교육 환경은 퇴보할 것이 자명하며 업무 증가와 수련 질(質) 저하가 수련 중도 포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확대해도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협은 “비수도권에서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주요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는 지금도 대부분 미달”이라며 “있는 자리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집 인원만 더 늘린다고 필수의료를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날 리는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수도권 전공의 지원을 높이려면 지방 병원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원 배치 조정에 앞서 의료전달체계 개편,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구축 등 수련 질을 보장하는 정책이 동시에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