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겨냥한 보복성 글이 잇따라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의료계와의 대화 채널이 열리고 의대생과 전공의 현장 복귀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과 폭력적 위협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복귀한 의대생과 전공의를 비하·조롱하고 보복을 예고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공유된 글에서 한 의대생 추정 이용자는 "감귤들아 우리가 간다. 돌아가면 니들 강간해버린다"고 적었다. '감귤'은 병원에 남아 있거나 복귀한 전공의, 의대생을 비하하는 은어다. 

다른 이용자도 "복귀해도 먼저 기어들어간 감귤은 기수 열외시킨다. 다 너희들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게시했다.

의사 게시판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감귤들 기대해라. 지옥이 뭔지 보여준다", "드디어 감귤 잡으러 가는구나. 곧 복귀다. 감귤들 다 죽었다", "감귤들 철저하게 학교 레지던트 기수 열외해야 한다" 등 복귀 의대생·전공의들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과 혐오성 발언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기수 열외는 그냥 왕따시키자는 것, 당해보면 인생 X같다. 괜히 극단 선택하는 게 아니다"며 따돌림의 심각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메디스태프는 그간 의정 갈등 과정에서 복귀자 신상 유포, 협박성 게시물로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복귀 의대생과 전공의를 겨냥한 보복 글은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9월 복귀 확정인데 굳이 먼저 가서 평생 인맥을 버리냐", "감귤은 같은 의국 방을 써도 아무도 말 안 걸고 투명인간 취급 당할 것" 등 인격적 모욕을 암시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의정 갈등 해소를 주문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 직후 의료계를 만나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을 논의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의료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며 대화 국면이 열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복귀자들을 향한 보복성 위협과 따돌림이 이어지면서, 이들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