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암 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가 개막하면서 글로벌 항암제 경쟁의 한복판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나섰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번 ESMO에는 한미약품,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큐브, 지아이이노베이션,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참여했다.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ESMO에선 ‘차세대 면역항암 플랫폼’과 ‘ADC(항체-약물접합체)’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항암 신약 등 임상 데이터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빅파마와 의료진, 투자자들이 모여 최신 항암 치료 트렌드를 공유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한미약품 표적항암제 ‘HM97662’ 주목…리가켐·에스티큐브도 관심

이번 ESMO에서는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 차세대 표적항암제 ‘HM97662’가 주목받고 있다. 

HM97662는 EZH1과 EZH2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 기전을 통해 기존 EZH2 선택적 저해제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공개된 연구 초록에선 SMARCA4 결핍 자궁 육종 환자에서 300㎎ 용량으로 부분관해(PR)가 확인됐고, 난소암 환자에선 14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해 안정질변(SD) 상태를 유지했다. 

글로벌 임상 1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빅파마를 비롯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HER2-ADC ‘LCB14’의 글로벌 임상 1상 중간 결과, 위암 환자 대상 중국 임상 2상, 넥틴테라퓨틱스 공동개발 LN-4305·LN-4311의 전임상 등 3건을 발표한다. 

에스티큐브는 BTN1A1 타깃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기존 PD-L1 기반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돌파할 전략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IL-2 면역항암제 기대감 높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인터루킨-2(IL-2) 계열 면역항암제 'GI-102(CD80-IL2v3)'의 단독요법 및 MSD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1·2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 'GI-102'는 면역관문억제제 불응(ICB-refractory) 고형암 환자에서도 유의미한 항암 활성을 보였다.

공개된 임상 1/2상 연구(KEYNOTE-G08) 중간 결과에 따르면, GI-102는 단독요법에서 객관적반응률(ORR) 18%, 질병조절률(DCR) 64%를 기록했다. 

또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요법에서는 객관적반응률(ORR) 40%, 질병조절통제율(DCR) 70%를 보였다. 기존 면역항암제 치료에 불응했던 환자군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지아이이노베이션 설명이다.

이 외에 코오롱생명과학도 항암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KLS-3021’의 전립선암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단 1회 투여만으로 종양 크기를 유의하게 줄여 후속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ESMO에서 ADC 연관 발표가 전체 20%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면역항암 분야에서는 이중항체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했다”며 “글로벌 항암 치료 패러다임의 본격적 전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