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신약 파이프라인···제약사 '대응전략' 주목
한미·유한·JW중외, 적응증 변경·병용요법·자체 개발 전환 등 시험대
2025.10.05 06:39 댓글쓰기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때 개발이 중단됐던 신약 후보물질이 다른 회사로 기술이전돼 다시 개발되거나, 기술반환 후 원개발사가 개발을 재개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임상 실패나 파트너사의 개발 포기 등으로 파이프라인이 좌초되는 것은 기업 가치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는 악재다.


그러나 이를 오히려 선택과 집중 기회로 삼아 유망 파이프라인에 자원을 재배치하거나, 반환된 기술을 새로운 전략으로 되살려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부광약품의 표적항암제 ‘아파티닙’(현 명칭 리보세라닙), 한미약품의 반환된 비만·당뇨 신약 에피노페그듀타이드로 개명), 유한양행 지방간 치료제 YH25724 등이다.


각 사례마다 당시 임상 중단 배경과 사유, 기술이전 또는 반환 과정과 조건, 현재 개발 현황, 향후 전망 및 산업적 의의를 짚어본다. 


한미약품, 다수 반환 신약 ‘적응증 변경’…비만치료제 기대감


국내 기술수출 대표 주자인 한미약품도 기술반환 위기를 겪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JNJ-64565111(에피노페그듀타이드)을 당뇨 치료제로 미국 얀센(Janssen)에 기술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확정 계약금 1억500만 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 8억1000만 달러 등 총 약 9억1500만 달러(한화 1조 원 규모)로 당시 국내 제약업계를 놀라게 한 대형 사안이었다. 


얀센은 2016년부터 임상 개발을 추진했으나, 2019년 7월 해당 후보물질의 개발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공식적인 구체적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반환된 후보물질 적응증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라는 이름의 이 물질을 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고, 1년 만인 2020년 8월 글로벌 제약사 MSD(머크)와 계약에 성공했다.


MSD에 비만,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적응증으로 다시 8억 7000만달러(한화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국내를 제외한 개발 및 상업화는 MSD가 주도하기로 했다.


제품 출시에 따른 로열티도 확보했다. 얀센 때와 비교해 규모 면에서 손색없는 ‘재수출’에 성공한 셈이다. 현재 MSD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FDA로부터 NASH 치료제 개발 패스트트랙을 획득하는 등 탄력도 붙었다. 여기에 초기 임상 결과에서 체중 감소와 간 지방 개선 등 유의미한 효능 데이터가 확인돼 기대감이 크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은 2015년 당시 자가면역질환 신약 포셀티닙, 그리고 당뇨병 적응증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각각 일라이릴리와 사노피에 이전했다가 2019년과 2020년 차례로 돌려받았다. 


두 품목 기술이전 규모만 합쳐 6조원을 넘는데, 포셀티닙은 다시 2024년 노보메디슨에 기술이전 했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비만 치료 신약으로 수출 대신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국산 최초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이자,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신약 개발 프로젝트인 ‘H.O.P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측은 “반환된 기술은 이전 데이터라는 자산이 남는다. 동일 적응증을 고집하기보다는 유망한 새로운 적응증으로 재도전하면 신약 개발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반환 YH25724 ‘자체 개발’ 가닥…기술이전도 염두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도 올해 초 글로벌 기술이전이 반환된 사례를 경험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7월, 미충족 수요가 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다. 


YH25724는 글루카곤유사펩티드-1(GLP-1)과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작용 듀얼 아고니스트로, 혁신성이 인정돼 계약 당시 총 8억7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유한양행은 계약금 4000만 달러(약 480억 원)를 선납으로 받고, 2021년 베링거가 유럽에서 임상 1상을 개시하면서 1000만달러 마일스톤까지 수령해 총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은 해당 듀얼 아고니스트를 글로벌 임상 개발해 NASH 치료제로 만드는 데 주력했으나, 2023년 경영 판단으로 개발을 중단하고, 2025년 3월 유한양행에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을 공식 통보했다. 


대규모 선급과제가 6년 만에 종료된 셈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이러한 반환에 대해 신속히 대응했다. 일단 계약상 이미 받은 5천만 달러는 반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재무적 손실은 없고 향후 개발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된 것이다. 


회사 측은 당시 “해당 후보물질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안전성 결과가 확인됐고,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만큼 자체 개발을 지속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YH25724는 베링거 임상 1상 결과, 체중 감소 및 간효소 개선 등의 신호를 보였으나, 전략적으로 더 유망한 타 분야에 집중하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일단 해당 물질을 자사가 계속 개발하면서, 추후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거나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등 여러 옵션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해진 NASH 신약 개발에서 글로벌사는 우선순위를 조정한 반면, 유한양행은 자체 NASH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환된 신약 후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그 회사 R&D 역량의 척도가 되고 있다”며, 유한양행처럼 과감하게 자체 개발로 방향을 틀어 성과를 낸다면 국내 제약사의 위상과 협상력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JW중외제약, 아토피 신약 ‘JW1601’ 반환 후 2년…새 적응증 검토 ‘잰걸음’


중외제약 JW1601은 히스타민 H4 수용체(H4R)를 표적으로, 염증과 가려움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가진 경구용 후보물질로, 아토피 신약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2018년 JW중외제약은 레오파마에 한국 제외 글로벌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기술수출했으며 계약금 1,7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4억 200만 달러 규모였다.


레오파마는 JW중외제약이 수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1년 12월부터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일본 등에서 224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a/b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2023년에 종료된 해당 임상에서 주요 유효성 지표(EASI 변화 등)가 충족되지 못하면서, 레오파마는 당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JW중외제약이 권리를 반환받았다.


이는 비록 유효성 측면에서는 실패했지만, 전임상 및 1상 단계에서 확보된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재개발 또는 다른 적응증 모색에 유리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모든 약물 투약군에서 내약성이 확인되었고, 안전성과 관련해 새로운 문제나 우려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별도로 진행했던 심장 안전성과 관련된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JW중외제약은 “히스타민 H4 수용체(H4R)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 특성과 임상에서 확인된 안전성을 기반으로 그간 확보해 온 중개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적응증으로의 가능성을 포함한 향후 개발 방향성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현재 JW1601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기존 아토피 피부염이 아닌 신규 적응증 발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새 적응증에 대해서 안과질환으로 유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미국시력안과학회 연례 학술대회서 JW1601과 유사한 수용체 작용 기전을 가진 후보물질이 관련된 전임상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JW중외제약 측은 “JW1601 적응증은 단순히 안과질환으로 특정할 수는 없고 다양한 적응증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바이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등에 대한 성과도 축적된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반환된 후보라도 꾸준히 투자만 가능하다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400억원에 넘긴 부광약품 아파티닙 양도·HLB 도전


부광약품은 지난 2009년 미국 LSK바이오파트너스(현 엘레바)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혈관신생 억제 표적항암제 아파티닙(리보세라닙) 전임상과 글로벌 임상 1·2상을 공동 진행해왔다.


그러나 대규모 임상 3상 등 후속 개발에 막대한 자원이 필요해지는 상황에서 부광약품은 2018년 해당 파이프라인 권리를 HLB 바이오그룹에 양도키로 결정했다.


부광약품은 중국을 제외한 리보세라닙(아파티닙 글로벌명) 관련 개발 및 판권 일체를 HLB생명과학에 넘기며 약 4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계약금 100억 원을 즉시 받고 나머지 300억 원은 임상 결과와 관계없이 수년간 분할 지급받는 계약으로 부광약품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400억 원이라는 금액이 국내 중견 제약사가 기술수출로 받는 수준치고 상당히 큰 규모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광약품은 장기 투입 개발비를 다소 빠르게 회수함으로써 진행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HLB는 아파티닙을 ‘리보세라닙’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 임상을 가속화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을 핵심 자산으로 중국 항서제약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2023년 5월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에 간암 1차 치료제 승인받기 위해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다만, HLB와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자료 보완 요구(CRL)를 받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파트너사와 데이터를 보강해 재도전에 나서고 있으나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양곤 HLB 회장은 “항서제약 역시 ‘더 이상 CRL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 환자들이 투약받고 있는 주사제 생산 공장에게 있어 그건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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