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제약과 제일약품이 본 사업과 연구개발(R&D) 분리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 동안 중견 전통 제약사들에게 ‘신약’은 ‘오르지 못할 나무’로 치부되기 쉽상이었다. 성공 사례도 전무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일동제약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 등 임상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제일약품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신약 ‘자큐보’를 통한 수익화를 본격화했다. 두 회사 오너 3세인 윤웅섭 부회장과 한상철 사장이 신약 자회사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제약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기대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일동제약은 124%, 제일약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무려 242% 이상 주가가 급등하며 연일 최고치를 갱신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자회사 설립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편집자주]
국내 중견 제약사인 일동제약과 제일약품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잇단 적자와 성장 정체에 직면했지만 두 회사 오너 3세가 신약 개발 자회사를 통해 최근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 3세인 일동제약 윤웅섭 부회장은 과감한 신약 연구개발 투자와 조직개편, 체질 개선으로 턴어라운드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경구용 비만 신약을 중심으로 임상 성과가 나오는 등 시장에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먼저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한 이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가 성공 가도를 달리며 이를 발판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R&D 투자 확대로 초기 적자였던 일동제약···신약 개발 뚝심이 성과로
일동제약은 오너 3세 윤웅섭 부회장을 중심으로 수 년 간 공격적인 R&D 투자와 지속된 적자로 업계에선 적잖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약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일동제약은 특허만료 복제약(제네릭)과 도입약 등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때문에 안정적인 성장과 비교해 수익성이 월등히 늘긴 어려웠고, 영업력 중심 제약계 사업 구조상 리베이트 악재 등도 겪었던 아픔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혁신 목소리가 쏟아졌고, 이에 부응해 윤웅섭 부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섰다. 매년 매출 대비 10%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 일동제약 연구개발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 10.9%, 2019년 11.1%, 2020년 14.0%, 2021년 18.9%, 2022년 19.1%, 2023년 16.3%가 투입됐다.
윤 부회장은 R&D 투자 비중이 처음 15%를 넘어선 2020년엔 “이젠 제네릭과 상품 매출로 버티는 시대는 끝났다”며 신약 개발 중심 회사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R&D 비용이 15%를 넘어 20%에 육박했고, 이러한 이유로 2021년~2023년까지는 연속 적자를 냈다. 때문에 업계에선 전통 제약사의 신약 집착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윤 부회장은 과거에는 물론 최근까지도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놓지 않는 모습이다.
대신 일동제약은 2023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건비 등 판관비를 대폭 줄였고, 같은 해 11월 R&D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Yunovia)를 설립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품목 감축·신약개발 자회사 분할 '고강도 쇄신'
윤 부회장은 2023년을 기점으로 임원 20% 이상을 줄이는 인력감축과, 비용 효율화를 위해 취약 품목 대거 정리, 조기 기술이전 추진 등 고강도 경영쇄신을 통해 지출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연구개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신약 개발 회사 유노비아를 물적분할 설립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약 연구에 특화된 조직을 꾸렸다.
그 결과 일동제약은 2024년에 연결기준 매출액 614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도 2분기까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보유하던 신약 파이프라인 자산과 인력을 모두 승계받아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임상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대사성 질환 ▲퇴행성 질환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등의 분야에서 6~7개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특히 유노비아가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ID110521156), ‘P-CAB’ 소화성 궤양 치료제(ID120040002) 등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GLP-1 계열 비만약은 경구용 비만약으로 특히 기대를 받고 있는데, 올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한 임상 1상 중간결과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돼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경영지표로 ‘ID 4.0 이기는 조직문화’ 슬로건을 거는 등 실적 중심 혁신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으며 신약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일동제약 주가는 지난해 말~올해 초까지 1만 2000원 수준에서 머물렀지만, 최근 비만 신약에 대한 기대와 흑자로 2만 6900원(9월 17일 종가기준)까지 올랐다. 124% 이상 급등한 수치다.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은 금년 주주총회에서 “P-CAB 신약 후보물질 L/O, 당뇨·비만 타깃 GLP-1RA 후보물질 임상 진척 등 R&D에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는 이익 증대와 신사업 발굴 및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입약 의존 심했던 제일약품, 전문경영인 체제 속 새 오너십 눈길
제일약품도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이 천명했던 R&D 투자, 신약개발 강화 기조에 과거 업계에선 적잖은 우려가 있었지만 몇 년 새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상철 사장은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으로, 2023년 사장 승진에 이어 올해 3월부로 성석제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오너 3세인 한 사장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회사의 구조적 위기가 팽배했던 시기 신약 개발 등으로 성과를 냈고 적극적으로 오너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제일약품은 오래도록 해외제약사 제품 도입 등을 통해 국내 판매,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해 왔다. 그러다보니 마진이 높지 않고 수익성은 떨어져 성장 한계에 봉착해 왔다.
실제로 제일약품은 지난 수년 동안 매출 규모가 6000~7000억원에 달하는 등 규모가 커지는 듯 했으나, 영업이익률의 경우 계속해서 1%에 머물러 있거나 때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신약 개발이 돌파구라고 판단했지만, 제일약품 입장에선 R&D 비용을 무작정 늘리는 게 우려가 크기도 했고 시장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게 업계 정론이다.
특히 회사를 이끌고 있던 전문경영인 성 대표의 경우 업계 최장수 CEO로, 창업주와 제약 업계에서 크게 신임을 받았던 터라, 오너 3세인 한 사장 입장에선 성 대표도 하나의 벽이었다.
때문에 제일약품은 우선 성 대표에게 경영을 맡기고 안정적 체제를 유지하게 하는 한편, 한 사장은 경영 수업 과정에서 신약 개발과 신사업 쪽에서 역할을 넓혀가는 방향을 택했다.
실제로 한 사장은 성 대표와 중복되지 않은 신약 개발을 위해 R&D 강화 목소리를 줄곧 내왔고, 2020년엔 신약 개발 전문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라는 별도 법인을 세우게 됐다.
신약 '자큐보' 성과로 반전···제약계 새 패러다임
한 사장은 2020년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자스타프라잔)’과 표적항암제 'JPI-547' 등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설립 4년 만인 2024년 4월 식약처로부터 국산 37호 정제 형태 P-CAB 신약으로 ‘자큐보정’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는 HK이노엔, 대웅에 이은 세 번째 P-CAB 계열 신약이다.
자큐보는 같은해 9월 보험급여 등재, 10월 출시를 확정하는 등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12월에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자금 조달에도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위궤양 치료에 대한 적응증까지 승인 받으며 사용 범위가 넓어졌고,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 입성 후 처방도 늘고 있다.
중국 기술이전에 따라 기술료(마일스톤)도 수령받기 시작했고,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중국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북유럽 판매 관련해선 스웨덴 제약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전에 전무했던 높은 마진의 자체 신약을 통해서 수익이 창출되는 것으로, 제일약품 입장에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성도 기대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는 2024년 4분기 33억원, 금년 1분기 6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려 출시 반년 만에 누적 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제일약품 주가도 시장 기대에 따라 상장 이후 올해 저점 1만 400원(3월 17일 종가기준)에서 1만 4580원(9월 17일 종가기준)까지 오른 상태다. 40% 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경우 마찬가지로 올해 저점이었던 1만 3050(3월 12일 종가기준)에서 최근 4만 4700원(9월 17일 종가기준)까지 올랐다. 이는 무려 242% 이상 오른 수치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약 자큐보 처방액 증가에 따른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2027년부터 중국 판매로 로열티 유입이 예상되는데, 항암 신약 ‘네수파립’ 개발도 본격화됐다”고 평가하고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연구 중심 바이오회사 흑자 전환은 시장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한 사장의 신약 개발 중심 자회사의 성공은 기존 전통 제약사들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니셔티브(창시)가 될 전망이다.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혁신이 중요한 제약산업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올해도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효율적인 경영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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