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의 성장호르몬 치료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 다만, 일부 적응증은 국내에 다른 대체 가능 품목이 존재, 이들 품목 수요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성장호르몬 치료제 ‘지노트로핀 고퀵펜주36IU(12mg)’·‘지노트로핀주 12mg’(성분명 소마트로핀)에 대한 공급부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해당 품목들에 대한 공급부족 발생 예상일자는 오는 10월 30일로, 공급 정상화는 연말 경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부족 사유는 의약품 시험 검사기관 에스엘에스(SLS)바이오의 의약품 시험/검사기관 지정 유효기간 만료로 인한 출하승인 지연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이달 3일 식약처로부터 품질검사 기관 재지정 불허를 결정받았다. 이후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결정까지 받으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 모든 적응증에는 대체가 불가능하지만 소아·성인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저증후군 등 적응증 LG화학 ‘유트로핀’과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품목 등이 대체제로 유일하다. 

LG화학은 유트로핀(소마트로핀 제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시장점유율 1위로, 아이큐비아의 2024년 기준 유트로핀 시장점유율은 38.9%다.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31.6%)을 앞섰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최근 생산능력을 크게 확충했다. 2023년말 기준 생산능력은 약 1조 272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26% 증가했으며, 가동률은 예년보다 낮아 향후 증산 여력이 충분한 모습이다.

LG화학은 이 밖에도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 등 성장치료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이며, 백신·자가면역·난임제 등 바이오 주력제품 수율 개선을 통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에스티(ST)역시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을 회사 대표 ETC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은 회사의 매출 약 19%에 달한다. 회사 주요 품목으로 금년 상반기 전체 매출 3464억원 중 그로트로핀 매출은 65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장기간 투여가 필수인 질환 치료제로, 국내의 경우 소아GHD(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특발성 저신장증 등 명확한 적응증으로 좁혀져 있으나 부모 수요 등에 힘입어 비급여 처방이 전체 97%에 달할 정도로 시장에서 쓰임새가 크다.

특히 국내 유일의 소아 대상 치료제 시장 특성상 장기 복용환자가 새로 유입될 여지가 있고, 기존 환자 중 대체치료 수요도 유효하다.

현재로선 에스엘에스바이오 사태와 관련한 공급부족 이슈는 다른 의약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품목들에 대해서 보건 당국은 완전히 대체는 불가능한 신속 출하가 필요한 의약품으로 보고, 공급부족 보고를 공개한 만큼 동일 성분이 완전히 대체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공급 부족 보고된 한국화이자 지노트로핀 12mg 등은 성인, 소아 성장호르몬 치료 외에 자궁내 성장지연(SGA), 특발성 저신장증(ISS), 프라더-윌리증후군 (PWS) 등의 적응증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성장호르몬 결핍 외에도 터너 증후군, 만성 신부전, PWS, SGA, ISS을 포함한 광범위한 성장 관련 질환 적응증을 보유했다”면서 “장기 투여가 필수적이고 동일 성분 타제품 대체 시 모든 환자를 대체할 수는 없어 환자들에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스엘에스바이오에서 수행 중인 시험 항목은 무균시험이며 현재 수입된 지노트로핀 고퀵 1배치의 시험을 실시하지 못했다”라며 “대체 검사기관인 KPTR에서 달성가능한 일정으로 계산 했을 때, 12월 말 가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