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소병원협회 권영욱 회장이 간호등급제 폐지를 주장했다. 기존 개선 입장에서 한 단계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제도에 따른 고충의 정도가 더욱 심화됐음을 방증한다.
권영욱 회장
[사진]은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간호인력 차등제 및 저수가 정책, 의사 인력난 등 중소병원이 직면한 현안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권 회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주저없이 간호등급제를 꼽았다. 벌써 수 년째 중소병원 80% 이상이 삭감을 당하고 있어 병원들의 고충이 크다고 전했다.
간호인력 미확보에 따른 삭감과 함께 제도 시행 이후 급격히 상승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경영 일선에 빨간불이 켜진 병원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건비 50% 이상 상승 경영난 가중-직역 갈등 심화 부작용 속출"권영욱 회장은 “간호등급제 시행으로 간호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인건비가 50% 가까이 올랐다”며 “이 제도가 계속되면 중소병원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병원 경영난과 함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반목 역시 차등제의 폐해로 지적했다. 제도 시행 이후 두 직역 간 갈등이 심화돼 진료 일선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은 “간호등급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하부계층의 갈등을 유발하는 정책”이라며 “두 직역이 협업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보다 상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인력 수입 허용 카드도 다시금 꺼내 들었다. 간호사가 절대 부족한 만큼 수입을 허용, 중소병원들의 숨통을 터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OECD 국가 중 간호인력 수입을 금지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간호인력 수입 허용은 글로벌 시대에 갖춰야할 자세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공론화 기류를 타고 있는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의료서비스의 질 담보가 어렵다는게 이유였다.
권영욱 회장은 “진정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면 간호사로 대체할게 아니라 의사수를 늘여야 할 문제”라며 “제한적이라고는 하나 간호사가 의사의 업무를 맡는 것은 환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피력했다.
의료인력 수급난과 함께 저수가 문제 해결도 중점사업으로 제시했다.
그는 “그 동안 수가협상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올해는 최소 물가인상율 정도라도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가결정 체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여의치 않을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서슴치 않겠다는 각오다.
권 회장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불합리한 수가결정 체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대화로 풀리지 않으면 소송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