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회원들이 있다. 좀 더 투쟁의 열기가 무르익어야 회원들이 움직일 것이라는게 이유다. 예컨대, '성분명 처방을 시행하겠다'고 정부가 직접 공언해야 본격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이것만큼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있나. 단, 회원 대다수가 이번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퇴하겠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12일 7층 사석홀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만약 2주간 정부와의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26일 포괄수가제 해당 질환 중 비응급수술(백내장수술, 자궁및부속기적출술, 탈장수술, 치질수술, 편도제거술 등)을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노 회장에 따르면 단식 투쟁에 이어 26일에는 개원의와 전공의가 주중 1일(수) 휴무를 실시하고 내달 10일 개원의는 주중 2일, 전공의는 주중 1일 휴무를 추가해 투쟁의 강도를 높여간다는 복안이다.
노환규 회장[사진]은 "되면 한다냐, 하면 된다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안되는 것이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수가 결정을 두고 반복된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데 일방통행식 정부의 정책 추진은 제37대 집행부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2013년 수가 협상의 결과를 만약 의협이 수용한다면 내년 5월 진행될 2014년 수가협상 결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으며 합의되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 수의 회원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동참하겠느냐"면서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의협은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좋은 의료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먼저 용기를 내고 현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함으로써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줘야 제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전국대표자연석회의에서 유보됐던 대정부 투쟁 로드맵 발표에 대해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투쟁에 동참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노 회장은 "많은 분들이 '의사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우리 안에서 울리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다든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감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학문적으로 검증된 의학 지식과 의사의 양심에 따라 진료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의료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모든 의사들이 용기를 갖고 일어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