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 · 이하 의협)의 대정부 투쟁 로드맵 시발점이었던 ‘24일(토) 휴무 준법 투쟁’은 실패로 돌아간 것일까. 데일리메디가 직접 이날 개원가를 취재해 본 결과 파업에 동참해 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의 한 지역구 내 있는 동네의원 10곳을 방문했지만 환자 대기실은 북적거렸고, 진료진들 움직임은 분주했다.
외과, 가정의학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모든 병원에서 평일과 다름없는 진료실 내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환자들의 경우 ‘휴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병원을 찾은 한 방문객(여 · 54)은 “버스파업은 들어봤어도, 이번 주 토요일 병원들이 전면휴진에 돌입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예전과 마찬가지로 한가한 토요일 오전에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여 · 20)은 “병원들이 휴진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오히려 왜 의사들의 휴진하는지를 되물었다.
개원의들 입장은 주로 "휴진을 해봤자 달라질 것이 무엇인가"라는 쪽으로 모아졌다.
한 외과 개원의는 “복지부 정책이 동네 병 · 의원들이 처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수가가 현저히 낮게 책정돼 있는 것은 문제”라며 “그러나 일개 의사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묵묵히 진료를 하기 위해 병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소아과 개원의도 “이웃 개원의들 간에 수가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꼭 정부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며 “휴진 등의 저돌적인 방법보다는 의협이 1차, 2차, 3차 병원 간 상생 방안에 대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준법 투쟁에 대해 토요일을 고집해야 되는 이유를 묻는 개원의도 있었다.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10년째 수요일마다 휴진을 해오고 있다”며 “의협에서 보낸 준법 투쟁에 동참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나 스스로의 원칙을 깰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밖에 대기하는 시간이 워낙 길어짐에 따라 인터뷰 자체가 힘든 개원의 등 토요일 휴무 투쟁에 대한 개원가의 관심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았다.
한 개원의는 “전국 모든 병 · 의원이 무조건 휴진에 동참한다는 약속이 있지 않는 한 나만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도 휴진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가뜩이나 버스, 택시 등 타 단체에서 파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데 역효과를 맞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