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중함 책임감을 느낀다. 단순히 회원 수를 늘리고, 몸집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지는 않을 것이다. 병원과는 분명 다른 사회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150여명 회원들의 소통 창구로 만들고, 내실을 다지고 싶다.”
신약 개발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에 긴 세월이 지나야겠지만 그는 확신한다. "약을 가장 잘 아는 의사들이 임상, 마케팅 영역에서 능력을 펼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약이라고 다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잘 팔리는 약은 좋은 약이다. 그 비밀을 푸는 열쇠는 바로 ‘데이터’ 수집에 있다. 어떤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만들 건지와 그를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임상 계획 단계부터 철저히 시장을 파악하고 제품, 고객, 환경을 공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2001년 제약 업계에 처음 뛰어 든 김명훈 회장은 첫 회사에서는 임상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영업, 마케팅에 이어 현재는 한국BMS제약에서 ‘메디컬 디렉터’로 바라크루드 등 블록버스터 제품들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의사의 자리인 병원을 나와 제약계에 투신한 기간이 벌써 12년이다.
"업계 이슈 등 공유하면서 의사 회원들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
김명훈 회장이 업계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을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선 의료현장과 제약회사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를 맞는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낯익은 얼굴도 적지 않으며 함께 일하는 간호사 등 의료진 대부분도 매일 보는 얼굴이다.
하지만 제약회사는 그야말로 ‘회사원’의 업무를 한다.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며 제품을 알려야 하고, 대화를 시도하고, 설득을 통해 처방으로 이어지게끔 해야 한다.
의사들의 심리 및 약리적 기전, 환자들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때로는 마케터로, 때로는 영업사원으로서의 역량을 끄집어내는데 까지는 최소 1년의 시간이 걸린다.
김명훈 회장은 “진료실 밖, 타 업종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의사 출신 인재들은 한 조직에 다수가 포진돼있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렇기에 맡은 업무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메디컬 디렉터가 됐을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업계의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고충 때문에 초반에는 자신감이 결여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한국제약의학회 안에서 동료들의 적응을 돕고, 업계 이슈를 공유하면서 회원들이 도태되지 않도록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회? 단 한 번도 없어요”
진료실 안에서는 1명의 환자밖에 볼 수 없지만 현재 업무를 통해서는 수백, 수천 명의 환자를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 ‘메리트’다.
김 회장은 “전문의약품에 있어서는 의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약값을 지불하는 건 환자지만 약물을 선택하는 건 의사이기 때문”이라며 “의사 입장으로 의사들에게 약을 설명할 때 보람을 느끼고, 고객도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회사에 근무하며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휴가"라며 "병원에서는 1~3달의 외래 일정이 잡혀 있어 쉽지 않지만 회사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흔히 ‘제약의사’라고 생각하면 편하고, 안정적이고, 좋은 처우를 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으로 절대 편하지만은 않은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제약의학회 회장, 제약회사 은퇴… 마지막 모습 그려본다.”
한국제약의학회 회장으로 2년의 기간이 주어졌다. 회원들의 전문성과 업무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임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명훈 회장은 특히 “우리나라를 제약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각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량 있는 모임, 전문가 집단이 되기 위해 기틀을 마련해놓고 임기를 마치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다만 “제약산업 현안이나 정책 등의 정부 차원 회의에 대한 정식 요청이 들어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우리나라를 제약강국으로 만드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가치 있다고 평가되는 의사집단이 다양한 산업에서 쓰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