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경영상황이 심상찮다. 적자폭이 점점 늘어나면서 문 닫는 병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폐업률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가 상급종합병원 19개과 종합병원 54개, 병원 7개 등 총 80개 병원들의 지난해 수지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입 보다 지출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원은 지난 2012년 8조8118억원을 벌어들였으나 지출한 돈이 8조8321억원으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760억원을 기록했던 의료이익이 2012년에는 203억 적자로 돌아섰다.
구 분 |
2011년 |
2012년 |
증가율 |
의료수입 |
8조 3,757억원 |
8조 8,118억원 |
5.2 % |
의료비용 |
8조 2,997억원 |
8조 8,321억원 |
6.4 % |
의료이익(손실) |
760억원 |
- 203억원 |
- 126.8 % |
국립대병원 등 공공병원들의 수지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1년 347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494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서울에 소재한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서남병원의 의료손실 역시 2011년 814억원에서 지난해 878억원으로 증가했다.
구분 |
2011년 |
2012년 |
증가율 |
의료수익 |
3조 1,924억원 |
3조 4,415억원 |
7.8 % |
당기순이익 |
- 347억원 |
- 494 억원 |
- 42.3 % |
이처럼 병원들의 손실 폭이 커진 것은 의료수입보다 의료비용의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의 경우 인건비가 3.1% 인상됐으며, 병원 운영에 꼭 필요한 전기와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는 5.2% 올았다.
특히 인건비가 전체 의료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의 지출구조로 볼 때 더 이상 비용지출을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게 병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의료기관 인증평가 의무화 등 의료기관의 질 향상 요구에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찮다.
종합병원과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200병상 이상 병원에 의무화된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 설치운영 확대에 따른 비용증가 역시 병원수지 악화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굳게 닫쳐 있어 의료이용 증가율은 해마나 큰 폭으로 둔화, 병원들의 수입을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0년 10.9%에 달했던 의료이용 증가율은 2011년 6.0%로 반토막 난데 이어 지난해의 경우 또 다시 절반으로 줄어 3.5% 증가에 그쳤다.
의료이용 급감은 물론 영상장비 수가 재인하와 보장성 강화, 포괄수가제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까지 겹쳐 병원들로선 수지균형을 맞추기 힘들게 됐다는게 병협의 주장이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수지 불균형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당장 오는 7월 포괄수가제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될 예정이고,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확대와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등도 경영수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약 45% 올라 전체 병원에 약 9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가될 전망이다.
병원들의 수지악화로 2011년 4.4%에 불과했던 폐업률이 지난해에는 8.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 겸 보험위원장은 “경기침체로 의료이용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적정수가가 보전되지 않는한 병원들의 도산은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