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 분야 제외 '진단 의료기기' 국한
한의협, 한의사 사용 의료기기 범위 공개…기존 입장서 한발 후퇴 추이 촉각
2015.04.06 20:00 댓글쓰기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사용을 원하는 의료기기 범위를 명확히 하며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전략적 후퇴’의 길을 선택했다.


이진욱 한의협 부회장은 6일 국회 복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확대 관련 공청회'[사진]에서 “현대 의료기기 중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제외한 ‘진단’ 의료기기 사용을 원한다”며 그 범위를 분명히 했다.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라는 포괄적 개념에서 ‘진단’ 의료기기, 그 중에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제외하며 범위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CT나 MRI 등을 다루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전문성을 존중한다“며 ”현행법상 이들 전문가가에게만 사용이 허가된 의료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진단 의료기기 허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소 모호했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범위를 진단 의료기기로 한정한 것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그간 한의사가 사용을 원하는 현대 의료기기의 범위는 명확하지 않았다. 진단 의료기기에 한정하는 듯하면서도 최근 배포한 각종 자료에도 ‘현대 의료기기’라고 표현했을 뿐 ‘진단’ 현대 의료기기라고 명기하지 않았다.


금년 1월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용 가능한 몇 가지 의료기기를 나열하는 접근이 아닌,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과학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범위를 모호하게 피력했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한의협 의견을 반영해 발의한 한의약법(2013년)에도 ‘한의사는 현대적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한의사의 현대적 의료기기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의료기기 범위를 한정하지 않았다.


이같이 한의사가 사용을 원하는 의료기기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날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한의사가 사용을 원하는 의료기기가 무엇이냐”며 질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한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는 “한의협의 주장은 언제나 일관됐다. 한의협은 전문의가 사용해야 하는 의료기기를 제외한 진단 의료기기 사용을 원했고, 치료용 의료기기 몇 개에 대해서는 법원 판단을 통해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애초 진단 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해왔으며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그 범위를 축소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 외 이날 공청회에서는 한의사 진단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각종 쟁점이 부상하며 다시금 의협과 한의협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가 재확인됐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할 준비 됐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쟁점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준비 여부다.


김윤현 대한영상의학회 의무이사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경험과 임상을 거쳐 이뤄지는 의학적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부적절함을 강조했다.


김준성 가톨릭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 역시 “현대의학에 대한 교육, 특히 실습이 부족하다”며 “X-레이를 찍어도 한방병원에서 제대로 판독할 수 있을지, 오독 등 안전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도 “내가 의사인데 의과대학을 나와 해부학과 병리, 약리를 공부했지만 사진을 판독할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다”며 “별도의 수련이 필요하다. 배웠으니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기획이사는 "한의사들은 6년 동안 한의과대학 교육을 통해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의사의 진단 의료기기 사용은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개발된 도구를 활용해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을 내려 한의학적인 치료를 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한의사 직무기술서'를 보면 혈액검사 및 X-레이 등의 영상진단이 포함돼 있다. 의사협회 연구자료에도 한의과대학에서 의과대학의 75% 가량 유사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며 의료계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최신 기술 습득을 위해 의협과 같이 협회나 학회에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의료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제기 ‘의료일원화’= 의료계는 이번 공청회에서 의료일원화 이슈를 꺼내들었다. 양측 모두 의료일원화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비쳤지만, 각론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의무이사는 “한의학은 광의로 의학의 일부이고, 한방 의료는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관리하는 의료행위 수단의 일부”라며 “의료와 한방의료가 동시에 활용될 경우 진료와 비용 측면에서 상승효과를 나타낼 것인 만큼 의료일원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의학의 비과학적인 부분 제외하고 순수 한방 의료행위를 한다면 현대의학에서 보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도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의료일원화가 돼야 가능한 일이다.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유래 없이 이원화된 의료제도 때문“이라며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는 큰 틀에서 면허복수제, 의-한의대 통합 등을 통해 일원화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한의학과 의학이 협업을 하다가 상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하나가 되는 것이라면 좋지만, 의료계가 주장하듯 의학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한의학을 의학으로 통일하겠다는 일원화는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갈등 해결 주체= 김 의원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관련 갈등 해결 주체를 이해 당사자인 의협과 한의협으로 지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정치·경제적 판단이 가능하지만 의학적 판단이 가장 핵심적 기준이 된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한쪽은 요구하고 나머지 한쪽은 반대하는 등 갈등만 반복하면서 책임성 있는 자율적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지금 의사와 한의사 전문가 단체는 전문성을 갖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일 좋은 것은 정부나 국회 개입 없이 양 단체가 스스로 협의하는 것이다. 협의체를 구성해서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들이 결정해 국회와 정부에 가져오면 그것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거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김 교수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에너지를 낭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왜곡된 의료 체계도 같이 정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기획이사는 “전문가 그룹에서 논의하는 게 맞지만 의협과 한의협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밥그릇 싸움이 아닌 객관적인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결정하길 바라는 것”이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의료계와 한의계는 곧 모습을 드러낼 한의사 의료기기 관련 TF에 참여,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 TF에서 이들 쟁점이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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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04.16 17:38
    나이가 들어감에따라 접질는데와 만성병 등에서 한방치료가 더 좋다는걸 확신하는데 한국은 양한방 다 받을수 있어서 축복받은 민족이다ㆍ영한방 양쪽 현대화되면서 의료기기도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치료만족을 위하여 무조건 허용되어야 한다다른 주장은 이기적인 헛소리이다ㆍ복지부는 국민입장에 서서 무조건 허용해줘야 한다
  • 질문 04.08 09:35
    침뜸과 한약이 한의사의 전유물인가요?<br />

    약대에서 한약 똑같이 배우는데 한의사 여러분은 왜 약국에서 한약조제하는것 반대하시는지요? <br />

    국민 대다수는 약국에서 한약 조제하길 원하는데 한의사 여러분은 왜 반대하시는지요?
  • 국민 04.08 09:32
    그냥 솔직히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도와달라고하면 동정표 얻을 수 있습니다<br />

    가짜 논리를 꾸며서 억지나 부리니까 외면받고 혼나는 겁니다
  • 한방 국희의원 04.08 09:19
    김정록. 이목희. 남윤인순
  • 이번에 통과될듯하면 04.08 09:17
    의사 파업 반드시 해야 한다.  이거뭐  막가는 대한민국이구먼 ..  한심하다 한심해
  • 시민 04.07 18:53
    대체 어떤 시민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한다는거지? 비용 한의사가 내줄건가? 그래도 난 못 믿을거 같은데ㅡㅡ 그리고 쓰면 뭐할거야? 이후에 할수 있는게 없는데ㅡㅡ 의료 일원화는 싫고 의사 흉내내서 돈을 벌고 싶은가 보네..정신 차리고 살쟈..
  • 지우개 04.07 16:42
    일반 시민임 한의사도 의료인이기에  엑스레이와  초음파는  사용해야한다고  생각된다. 의사가 의로기기를 먼저 사용했다고해서 의사만 쓰라는 전유물은 아님  이번 기회에  한의사도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누구나  폭넓은  의료서비스를 받을수 있는날이  왔으면 좋겠다
  • 여론 04.07 16:29
    의사들은  한의원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를 반대하면서  방사선에 노출된다거나  수술도 못하면서  병원에  가면  다시  찍어야한다며  반대를 하는데  local병원에서  초음파찍고 이상있을시  3차병원 의뢰시  소견서 가지고 가도 다시 초음파찍음  괜히 의사들이  반대할려고 핑계거리 잡는거임  난 일반인이지만  한의사도 의료인이므로  의사  한의사 모두 엑스레이와 초음파는 사용해야한다고 생각되며 고객은 1차병원으로  앙방이나 한방 둘중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 역시 04.07 12:22
    어제 국회의원한테 양의사라 하지말고 의사라 불러달라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니 속이 후련했다<br />

    감히 국회의원주제에 의사를 무시하다니 혼 좀 나야함
  • 무당박멸 04.07 12:13
    무당들아 일단 니들이 삽질해서 사고쳐놓고 병원으로 던지는 짓이나 좀 하지 마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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