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직능발전委 출범…단체별 기싸움 팽팽
복지부, 의료기사 단체장들 항의방문·병원계 불만 피력 등 '고심'
2012.12.09 20:00 댓글쓰기

보건복지부의 야심작인 보건의료직능발전위원회가 초반 진통을 겪고 있다. 직능단체들은 직능발전위 구성과 운영, 논의주제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초반 기싸움이 한창이다.

 

의료단체의 만성적인 갈등구조를 개선하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게 직능발전위 발족 취지지만, 정부는 초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는 그동안 직능발전위 발족에 많은 기대와 공을 들여왔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의료기사 단체이다.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 등 8개 직종의 의료기사 단체장들은 지난주 복지부를 기습 방문했다.

 

의료기사 몫으로 직능발전위원 1인이 배분되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항의 방문이었다. 이들은 의료기사가 8개 직종인 점을 고려할 때 모든 단체가 공정하게 1인씩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복지부에 전달했다.

 

예고 없는 방문에 복지부는 논의주제에 적합한 의료기사단체가 위원을 추천해 참석시키는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예컨대 진단검사는 임상병리사협회, 물리치료 관련 분야는 물리치료사협회가 참석하는 식이다. 

 

의료기사 8개 단체는 복지부의 제안을 수용했지만, 내부적인 신경전은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기사단체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여전하다.

 

한 직능단체 관계자는 "복지부가 의료기사단체에서 위원 1명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8개 단체 모두 1인씩을 추천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의료기사들을 한데 묶은 데 대해 정부에 섭섭한 마음이 있다. 복지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능발전위원에 배제된 병원계는 복지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모든 의료인이 근무하는 곳이 병원이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대립을 조율할 수 있는데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복지부는 병원의 참여는 위원회 취지에 맞지 않고, 그런 식이면 모든 주제에 참석할 수밖에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논의 주제 또한 갈등 요소가 산재하고 있다. 지난 7일 간호인력을 놓고 직능발전위는 조찬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간호조무사협회 불참으로 별다른 얘기가 오가지 못했다.

 

간무협은 복지부가 회의 전에 합의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 많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직능발전위의 첫 갈등조정이 이해당사자의 불참으로 논의되지 못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논의주제에 따라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단체가 언제든 불참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부 의사단체는 직능발전위에 묶여 논의가 이뤄지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의사단체 한 관계자는 "솔직한 우리 입장은 정부와 일대 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위원회가 여러 직역의 이해관계를 현명하게 조정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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