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공동전선 폈던 醫-藥 '이상기류'
2011.10.04 21:00 댓글쓰기
2012년 건강보험수가 계약을 위한 여정이 4일 대한약사회의 1차 협상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의료계와 약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수가협상에 있어 의협, 병협을 비롯해 한의협, 치협, 약사회 등 5개 의약단체는 사실상 건강보험공단에 맞서 한 배를 탔다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 2008년부터 유형별 수가계약 제도가 적용되면서 파이를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가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방향타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매년 수가협상이 진행되면 각 공급자단체는 의료를 제공하는 공급자로서 뜻을 나누기도 하고 실제 단일계약제에는 모두 같은 수가인상률이 적용되는 만큼 공조 체계를 두텁게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에 비해 확연히 다르다.

발단은 정부의 의약품관리료 인하 조치 당시 건정심에서 약사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협, 병협 등 의료계가 의약품관리료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는 유난히 각 단체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회적인 표현으로 의중을 드러내는가 하면 직접적인 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공단 한문덕 이사장 대행과 의약단체장 상견례 자리에서 약사회 김구 회장은 "매년 협상을 통해 수가를 2% 수준으로 올려왔는데 정부가 갑자기 의약품관리료를 깎았다"며 "약사들은 2중~3중의 상실감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2중대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며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일반약 수퍼판매, 의약품관리료 삭감 등 정부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심지어 회원들은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을텐데 협상에는 뭐하러 가느냐 지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의협 경만호 회장은 김구 회장의 발언 직후 "약사회는 올해 읍소형으로 나가시려나 봅니다"라며 약사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4일 1차 협상을 마친 약사회 관계자는 "의협이 2010년 수가계약에서 합의했던 부대조건 즉, 약품비 절감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형평성 부분에서 어긋난다"며 뒤늦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러한 형태로 진행된다면 어느 단체가 수가협상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겠느냐"며 "특히 올해 의약품관리료 인하 과정을 떠올려봤을 때 의협과 병협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이는 공급자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또 다른 약사회 관계자는 "약품비 절감에 대한 약속 등이 철저히 이행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특히 약품비 절감에 대한 목표율에서 수가가 연동돼야 하는데도 패널티 적용이 엄격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유심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병협 수가협상팀 관계자는 "예년에는 각개격파로 진행됐지만 전체 파이 자체를 키우자는데 올 초 건정심 공급자단체는 이미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러나 약사회는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신경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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