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영업사원 출금'…제약협회 '묵묵부답'
업계 '개별 기업 대응책 마련 힘들다-협회 차원 대안 마련' 호소
2013.02.17 20:00 댓글쓰기

최근 의료계의 영업사원 출입금지령 선포로 제약사들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제약협회가 나서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협회는 아직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피력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가 관련 내용이 담긴 ‘스티커’ 4만부를 전국 개원가에 배포하는 등 의료계의 강력한 의지를 피력, ‘MR 출입 불가’를 통보하는 병·의원들이 늘면서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네릭 중심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상 영업사원의 방문 금지는 회사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업계로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실정이다. 

 

의료계와 제약산업 관계의 특수성에 따라 개별 기업이 의료계 행보에 대한 설득이나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직접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각 제약사들은 업계 사령탑인 제약협회의 행보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제약협회 이사장이 이번 사태의 주요 발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동아제약 사장이라는 미묘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협회가 얼마나 공식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앞서 작년 일괄 약가인하 시행 당시에도 회원사들 단합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업계의 비난을 받았던 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측은 아직 회원사들에 대한 의견 조율 중임을 알렸다.

 

이와 관련, 국내 A 제약사 관계자는 “사실 이번 사태는 의료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할 수 밖에 없어 협회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입장에서 서로가 좋은 이미지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약협회가 업계를 대표해서 의협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그 역할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B사 관계자는 다소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협회가 하루 빨리 의료계와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다들 쉬쉬하고 있는 것은 의료계와의 관계가 쉽지 않아서일 것이다. 의협이 영업사원 출입금지 내용을 담은 스티커까지 배부하지 않았는가. 협회도 민감한 상황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기댈 곳은 협회다. 약가인하 때도 협회가 업계를 하나로 모으지 못해 비난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피력했다.

 

C사 관계자는 “동아제약 일 때문에 사태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감이 없지 않나 싶지만 의협도 사실 정말 제약사를 겨냥했다기보다 의료계 입장 표명을 확실히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사원들로부터 정보가 필요한 경우도 많아 이 관계를 완전히 끊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이 과정에서 의협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곳은 제약협회다. 협회가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이번 일에 대해 중재를 잘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느 한 병원이 관계를 끊겠다고 하면 기업 오너가 그 병원장과 논의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건은 제약사 수십곳이 연관돼 있다. 의견이 모아지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협의 행보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협회가 좋은 방향으로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협회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내부 사무국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게 아니라 이사장단 및 이사회 의견이 종합된 상태에서 의사 결정이 도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그 의견을 모아 조율 중이라는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 의료계 자정선언과 관련해 협회가 회원사들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협회 의사결정은 사무국에서 하는 게 아니다. 이사장단이나 이사회가 있기 때문에 각 회사 오너들 의견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드에서 영업사원들의 고충을 각 회사 대표들이 회의를 통해 하나로 정리해야하는 과정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 의견을 계속 통합하는 중이다. 어떻게 논의될지 아직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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