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 한국 정치 상황에 취약'
KDI윤희숙 연구위원 '급여결정 원칙 등 공개적 설명 없어'
2012.08.01 11:36 댓글쓰기

건강보험 정책의 틀이 정치상황에 매우 취약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건보정책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과정을 통해 본 건보 성과지표와 의사결정의 책무성 문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보 급여확대 과정에서 치석제거·한방물리 등의 사안들은 논란의 여지가 컸음에도 대선공약을 구현키 위한 졸속 결정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윤 연구위원은 "급여항목 결정의 적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급여결정의 원칙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된 바가 없어, 현재 건보 급여확대 정책은 책무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건보 목표는 ‘고액 의료비로부터 가계 충격 최소화’로 규정돼 있어 달성치를 표현치 못했고 각국의 제도 차이로 국제비교가 불가능함에도 보장성 지표 목표를 ‘OECD 평균 보장성 70~80%’로 지정, 건보 급여결정을 정치적으로 접근, 실질적 내용을 모호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건보 의사결정 과정 개선 필요"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건보 보장성지표는 그간 선거 공약으로 제시돼 다시 정책방향을 제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윤 연구위원은 건보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식대·병실료 급여화 정책’ 공약을 사례로 꼽으며 보장성확대 정책은 단기적 정치 상황에 좌우되고 재원의 효율적 사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평했다.

 

윤 연구위원은 “건보혜택이 정치공약으로서 갖는 매력이 큰 상황에서 결정과정의 책무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향후 지속적으로 상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윤 연구위원은 정부와 건정심 역할 재정립을 통한 건보정책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책임 하에 결정될 사항과 건정심 협상에 의해 결정될 사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정책적으로 주요한 사안을 이해그룹이 대거 포함된 보험관련 협상기구에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법률에 따른 행정부 책임 아래에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결정과정의 책무성과 민주성을 균형있게 추구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수준과 주체에 따른 역할 범위를 재구조화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건정심의 역할 범위, 정부의 건정심 규제 틀을 법률로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윤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인기영합적인 결정들이 난립하지 않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청취, 급여결정 원칙을 입법·정부결정을 통해 사전에명시하고 건정심 결정에 대한 엄밀한 평가와 공시 과정을 제도화하는 과정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윤 연구위원은 “건보 보장성 개념 대신 정책적 목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고액의료비용 급여율’을 핵심지표로 사용하고, 기존 보장성 지표는 개별 질환의 급여율과 함께 보완적 지표로 병행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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