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보재정만 신경 쓰고 포괄 정책은 뒷짐'
KDI 윤희숙 연구위원, '일차의료 측면에서 본 의료정책 방향' 보고서 발간
2012.11.02 11:27 댓글쓰기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만 정책역량을 집중, 의료부문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적 구상에는 소홀해 의료서비스의 비효율이 초래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일차의료 측면에서 본 의료정책의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지적했다.

 

그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불제도 이외에도 의료정책적 측면에서 과다 이용 추세를 신속히 감지하고, 이것이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에 기반한 시장반응인지를 파악, 관련 정보를 유통시키는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경우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유병률은 인구 10만명 당 59.5명으로, 일본의 14배에 달한다. 2003년 유병률 10위에서 2011년에는 가장 흔한 암 1위가 됐다.

 

이처럼 단기간에 질병 간 구조까지 급변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책당국은 본질을 파악하고 대처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갑상선·척추 등 시술 급증 원인 정확히 파악 안돼"

 

윤 연구위원은 “관련 정보나 가이드라인을 국민과 공급자에게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갑상선이나 척추수술 등 근래 시술이 이상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진료관행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만성질환 관련 지역별, 소득그룹별 의료이용 격차에 대한 정책 당국의 분석 역시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적정 이용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적 청구데이터를 연결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나 정책적 관심이 쏠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보험 청구를 위해 매년 전수데이터를 취합하지만 이러한 분석이 정책당국에 의해 그동안 이뤄지지 않은 것은 건강보험 재정을 제외한 의료정책 전반에 정책적 관심과 역량이 투입되지 못한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일차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시도를 통해 근거를 축적하면서 정책도구를 개발하고 새로운 형태의 일차의료서비스를 다양하게 경험하는 과정이 요구된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서비스 공급형태의 문제점과 개혁 필요성을 국민들이 인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 방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더불어 민간 부문의 다양한 시도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연지정제는 개별 의료인의 창의성과 자발성을 억누르는 장치가 될 수 있으므로 자유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증진시킬 다양한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위원은 “만성질환과 급성질환, 돌봄 등 의 경계를 허무는 서비스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경우 민간 주도 시범사업으로 지정해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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