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체들과 다른 노선 삼성전자 의료기기
공식적인 국내 마케팅 활동 거의 없어…“국내보다는 해외시장 주력” 해명
2013.12.18 20:00 댓글쓰기

나날이 영상진단장비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베일에 쌓여있다. 조수인 사장 역시 의료기기사업부로 옮긴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거론하며, 육성의지를 밝혀왔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이 직접 신년사 등을 통해 수차례 의료기기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2013년이 저물고 가는 지금, 삼성전자가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는 풍문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고 있다. 2014년 사업운영 방침과 마케팅 전략도 ‘깜깜 무소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들기는 했지만, 글로벌 업체들의 영향력에 밀려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새어나오고 있다.

 

실제로 12월 들어 GE, 필립스(가나다순) 등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대대적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성과 및 자사 제품의 우수성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GE는 경기도 성남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한국정부와의 관계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를 밝히며, 의료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로부터 관심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필립스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방사선 피폭량 개선 문제가 민감한 화두로 떠오르자, 저선량 피폭을 통해 전 인류의 건강증진에 앞장서고 있다는 내부정책 및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프리미엄급 초음파 진단기기 ‘UGEO WS80A’ 출시 발표 이후 잠잠하다. 해당 장비는 태아를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는 기존 ‘FRV™(Feto Realistic View)’ 영상을 더욱 빠르게 구현하며, 현실감 있게 표현한 ‘5D NT™’ 기술이 적용됐다.

 

3D, 4D보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5D 기술이 적용된 것이지만, 정작 의료계,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에 대해 궁금증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혹시 삼성전자가 내놓은 5D가 무슨 개념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라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조수인 사장의 행보도 거의 엿보이지 않는다. 지난 9월 동국대학교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축사 이후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자리를 비웠다.

 

반면에 경쟁업체인 도시바의 경우 지난 10월 영상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주창언 대표가 갑작스럽게 잡힌 인터뷰에도 적극 임하며, 그동안의 성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에 대해 자회사인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을 하고 있다”며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 독일 국제 의료기기전시회(MEDICA), 북미영상의학회(RSNA) 등에 연이어 참석했기 때문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외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야 국내에서도 입지를 더 높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경쟁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만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담긴 제품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영상진단장비 분야에서 경쟁을 하게 된 것은 상호 간 기술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의료기기는 다른 전자제품과 달리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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