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랜드마크 지향 인천국제성모…불안 지역병원
의사·간호사·행정직 등 대거 이직에 환자 이탈까지 우려감 팽배
2013.10.22 20:00 댓글쓰기

천주교 인천교구의 야심작 인천국제성모병원 개원이 임박하면서 지역 병원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병원 등장에 따른 여파가 상당한 모습이다.

 

오는 2014년 3월 청라경제자유구역 인근 인천광역시 서구 심곡동에 개원 예정인 인천국제성모병원은 그 규모만으로도 이미 지역 병원들의 우려를 샀다.

 

실제 병원은 인천 서구 지역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답게 26개 진료과목에 36개 세부전문분야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신 시설과 최첨단 장비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이 공룡병원이 문을 열기도 전에 지역 병원들이 의료인력 이탈 현상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인력 블랙홀’이란 표현까지 사용했다.

 

현재 인천국제성모병원은 개원을 앞두고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대대적 직원 채용을 진행중인 상태다. 병원이 예상하는 총 직원수는 1800여 명에 달한다.

 

개원을 앞둔 병원에게 ‘인력 세팅’의 중요성은 주지의 사실인 만큼 인천국제성모병원은 일찌감치 인력 채용 작업을 진행해 왔다.

 

당초 어려움이 예상됐던 의료진의 경우 70~80% 확보율을 보이고 있다. 이 추세로면 내년 3월 개원 시기까지 완전 충원이 가능할 것으로 병원은 내다봤다.

 

문제는 간호사다. 10월 현재 인천국제성모병원의 간호사 채용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병원은 간호사 충원률에 따라 단계적 오픈까지 계획중이다. 병상 역시 개원 초기부터 1000병상 모두 가동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인력에 대한 고충은 지역 병원들이 더욱 심각해 보인다. 인천국제성모병원의 대규모 채용이 이어지면서 기존 직원들이 속속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 1/3이 인천국제성모병원으로 이직하겠다며 사직서를 내는 바람에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병원 원장은 “그나마 남은 인력으로 간신히 운영하고 있지만 떠난 동료들 몫까지 소화해야 하는 탓에 고강도 업무를 버티지 못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문병원의 경우 의료진 이탈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주변 전문병원에서 인천국제성모병원으로 이직한 의사들이 적잖다는 전언이다.

 

인천의 한 전문병원 원장은 “100병상의 전문병원과 1000병상의 국제병원을 놓고 고민할 의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떠나는 의사를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더 심각한 상황은 인천국제성모병원 개원 후다. 주변 병원계는 의료인력에 이은 환자들의 대규모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 한 의료법인 이사장은 “내년 3월 인천국제성모병원이 문을 열게 되면 환자들의 유입 작업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지역 병원들의 어려움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인천국제성모병원 측은 주변 병원계의 우려에 대해 공감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인천 서구청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노력도 감안해줘야 한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했다.

 

인천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의료인력 채용과정에서 특히 간호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잘 알게 됐다”며 “중소병원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도 간호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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