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단결·개혁 없으면 또 퇴보'
서울시醫·전북醫 참석 노환규 회장 강조, '분란으로 내홍 초래 안타까워'
2014.03.29 19:12 댓글쓰기

의료계 내 총파업 재개 움직임이 다시금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사회도 한 목소리로 위기감을 드러내며 현 정책의 문제를 정면 비판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행보에 대해 가감없이 질타하는 분위기다.

 

28일 서울시의사회 회관에서 개최된 2014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임수흠 회장은 “그 동안 의사들은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 실시 이후 진료 현장에서 지나친 규제와 처벌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특히 비정상적인 제도와 함께 저수가 정책으로 많은 의료기관들이 도태되고 있다”며 심각성을 전했다.

 

임 회장은 “이로 인해 일차의료는 더욱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제는 종합병원들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무쇠도 녹일 수 있는 것이 바로 단결”이라면서 “의견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환규 회장도 이날 총회에 참석해 현 상황의 위기감을 재차 언급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개혁과 변화를 당부했다.

 

노 회장은 “의협 회관도, 서울시의사회 회관도 40여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 낡았다”면서 “의사들 위상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으며 의료계 또한 뒷걸음질 쳤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혼란이 가중되고 지치며 때로는 짜증도 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언제까지 투쟁을 외쳐야 하는가 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로 단결해도 부족할 판에 여러 갈래로 분란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노 회장은 “단결이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그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던 점, 스스로 개혁하지 않았던 의사들의 모습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의협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총파업 재개와 관련, 학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문서화된 약속도 지키지 않는 정부 어떻게 믿겠는가?"

 

노 회장은 “사실 그 동안 의협은 정부와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며 결론적으로 여러 약속을 받아냈다”며 “하지만 정부는 문서화된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원격의료 허용 법안의 경우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서로 만든 의정 협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정부와 앞으로 어떠한 약속을 하겠는가”라면서 “그럼에도 선택을 해야하고 선택의 몫은 또 다시 회원들에게 돌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드시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변하지 않고서는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며 “변화에 따르는 갈등은 정면으로 부딪혀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사진]은 전라북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문서화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에 대해 질타하는 한편 지난 3월 10일 투쟁에 대한 세 가지 성과를 언급했다.

 

노 회장은 “의료계 총파업을 두고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더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고 여기는 회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투쟁으로 3개의 분명한 성과를 얻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내놓았을 때 이 정책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단체는 대한의사협회가 유일하다는 걸 인식시켰다. 전문 단체와 협의 없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피력했다.

 

이어 “잘못된 건강보험 수가 문제가 이제야 비로소 공론화됐다. 이제 시작”이라면서 “젊은 의사(전공의)들이 과거와 달리 투쟁 일선에 정면으로 나설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역시 주요 성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사들이 투쟁에 익숙하지 않지만, 지금 뒷걸음칠 친다면 후퇴를 부끄러워할 수 없을 것이다. 고통, 혼란, 갈등이 있지만 잘못된 의료제도는 절대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숙경·이슬기 기자 (jsk6931@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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