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원격진료, 개원가 말살' 경고
노환규 의협회장, 9일 반대 입장 피력…'정부·산업계, 환상 벗어나야'
2013.07.09 15:57 댓글쓰기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 산업계에 대해 “의사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환규 회장은 9일 오후 3시 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격의료 및 원격진료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을 주문하자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에서 유헬스를 거론하며 원격진료가 허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그 동안 원격진료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던 보건복지부조차 일부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모습이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노 회장은 이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먼저 노 회장은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건강과 진료에 도움을 주는 기술적 응용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대면진료를 대처하는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것이지 포괄적 의미의 원격의료 반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원격진료 허용은 의료전달체계 및 일차의료기관 존립기반의 붕괴, 이로 인한 의료접근성 악화, 의료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의협 집행부에서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급 의료기관에만 한정되는 경우의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의 확대를 막을 명분이 없어져 결국 대형병원 중심의 원격진료로 이어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노환규 회장은 “의료 격오지 등 접근성이 떨어진 지역에 한정해 허용하는 것 역시 강력히 반대한다”며 “제반허용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 환경에서 원격진료는 원천적으로 허용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와 산업계에 대해 환상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노 회장은 “정보통신기술 발달을 의학 분야에 적용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가 많았던 이유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수치적으로 환산해 측정할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현재 수치화할 수 있는 체온·혈압·혈당·맥박·동맥혈산소포화도·심전도 등은 건강상태를 민감하게 반영할 수 없는 것”이라며 “건강상태 외부 측정은 기술의 발달과 무관하게 많은 한계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은 “섣부른 원격진료 실험이 5000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필수적인 의료체계 기반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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