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60년만에 제도 개선…선거인단 도입
직선제 도입 여부는 차기 집행부 이관
2013.04.28 20:00 댓글쓰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방식이 60여 년 만에 변경됐다. 기존 201명의 대의원 선출방식에서 전체 회원 10인당 1명으로 구성되는 선거인단제가 전격 도입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 이하 치협)는 최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제62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선거방식 개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초 회비 완납자 등 9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행 선거제도 개선 필요 83.3%’, ‘직선제 선호 64.8%’ 라는 일반 회원들의 높은 선거제도 개선 의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선거제도 변화에 대한 요구를 느낀 치협은 그동안 설문조사를 비롯해 선거제도 개선 방안 등을 자체적으로 고민해왔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먼저 상정된 선거제도 개선안은 직선제 안건이었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수의 표를 얻은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는 전제를 뒀다.

 

이는 낮은 투표율로 인해 향후 대표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직선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개선안으로 후보군은 회원 2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회장과 부회장 3인으로 구성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막상 투표 결과, 아직 대의원들은 직선제 도입을 시기상조로 판단했다. 전체 대의원 201명에서 이날 참석한 183명 중 찬성은 109명(59.6%)에 그쳤다. 정관개정안 통과 기준인 출석대의원 2/3의 찬성표를 얻지 못한 것이다.

 

 

특히 표결에 앞서 ‘회장 단독 입후보’ 직선제 안을 상정했던 경기도치과의사회는 치협의 직선제 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부 상정안을 자진철회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직선제 도입은 실패했다.

 

선거제도 개선이 물 건너 갈 경우 총회 직후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을 우려한 치협 김세영 회장은 급히 대의원 설득에 나섰다. 비록 직선제 도입은 부결됐으나, 아직 두 번째 선거제도 개선안인 선거인단제가 남은 상태였다.

 

김세영 회장은 “직선제 도입을 부결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두 번째 안인 선거인단제까지 부결된다면 선거제도 개선을 열망하는 다수 회원들의 뜻을 거스름에 따라 대의원 총회 자체의 권위가 실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선거제도 개선 동의를 호소했다.

 

치협이 상정한 선거인단제는 전체회원 10인당 1명으로 선거인단을 꾸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회원 중 무작위 선출을 원칙으로 하되, 그 방법과 절차는 추후 별도의 규정으로 정할 예정이다.

 

두 번째 안이 상정되자 일부 지부에서는 “회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선거인단제 도입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직선제 도입을 추후 재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반드시 선거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음에 따라 예정대로 표결에 부쳐졌다.

 

그 결과 127명이 찬성표를 던져 선거인단제 도입이 결정됐다. 이번 총회 정관개정안 의결정족수 122표에 불과 5표가 많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치협 관계자는 “회원들의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점을 십분 반영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성숙된 논의를 거쳐 체계적인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2012 회계년도 회무보고 및 결산보고, 감사보고, 2013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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