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한 건 청구에 수십분 걸리기도…'
동네 병·의원, 불편함 호소…'입력 항목 너무 많아 포기하는 곳 속출'
2012.08.27 20:00 댓글쓰기

8월 포괄수가제 청구가 이뤄지면서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일중)는 “환자 수술을 시행하고 청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심지어는 청구를 포기하는 의료기관이 속출하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개원의협의회와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단 한 건의 청구에도 수십분이 걸리는데 이는 단순히 익숙치 않아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입력해야 할 항목이 너무 많고 입력하지 않으면 청구가 되지 않는 프로그램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임채민 장관의 한달 유예 발언으로 한달 여 늦춰졌지만 실질적으로 청구를 한 의료기관은 거의 없다”며 “이번 달 부터는 아예 청구를 포기하고 심지어는 청구 불편함에 수술을 포기하겠다는 의료기관도 나오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질병군 적정성 평가 항목의 수가 너무 많다”는 병원급에서의 민원이 잇따르자 장관은 항목 수를 줄이겠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개원의협의회는 “의원은 병원과 다르게 행정인력이 전무하다”면서 “포괄수가제 관련 청구 를 원장이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이렇게 되면 포괄수가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이 되려 진료를 방해하는 기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원의협의회는 “정부는 의사를 믿고 포괄수가제를 실시한다고 하지만 정작 실상을 들여다보면 재료의 브랜드명과 가격까지 상세히 기술하도록 하는 ‘초정밀 행위별 수가제’나 다름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진정 의사를 믿는다면 질 평가라는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행 입력항목을 모두 삭제,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원의협의회는 “일선 의원의 어려움을 살펴보는 것이 국민 건강을 위하는 길”이라면서 “이러한 형태의 청구방식은 포괄수가제 거부 운동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국회에서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보고에서 강윤구 심평원장에게 포괄수가제 시행이 한참 지났는데도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포괄수가제 청구방법에 상당한 불편함을 겪는다는 지적이 높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신 의원은 “제도를 확대 시행하려면 시범사업을 통해 정확히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기존에는 인적사항, 병명코드, 수술코드 등 몇 가지만 입력하면 청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복잡하게 바뀌어 소규모 병의원에서는 청구업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정부의 정책 추진 행보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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