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기존에 수술실 CCTV 설치 ‘자체’를 반대하던 기조에서 ‘대안(代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은 자세한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최근 수술실 CCTV 논의가 내부 설치에 집중됐다는 점, 지난 2월 임시국회 당시 여야 의원들이 수술실 입구 설치에는 이견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술실 입구 설치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최근 인천에 이어 광주광역시에서도 무자격자 대리수술 사건이 터진 것도 이 같은 방향 선회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보건복지부도 수술실 입구 또는 내부 중 한 곳에는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1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의협은 수술실 CCTV 설치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 자체를 거부하던 입장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최근 인천에 이어 광주 소재 병원까지 대리수술 논란이 일면서 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내부 논의 중인 대안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기존에는 수술실 CCTV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현재는 보건복지부와 대안을 놓고 협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협이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인 대안에 관심이 쏠리는데, 현재까지는 수술실 입구 설치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 발언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10일 간담회를 통해 “보건복지부 입장은 수술실 입구 또는 내부 한 곳에는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실 입구 혹은 내부 중 한 곳에 반드시 설치해야만 한다면 입구에 설치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실제로 수술실 입구 CCTV 설치는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다.
지난 2월 임시국회 당시 여야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들은 수술실 입구 CCTV 설치에 이견이 없었다. 이미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60% 이상이 수술실 입구를 포함한 외부에 CCTV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의료계 입장에서도 수술실 내부 CCTV 설치보다는 외부 CCTV 설치가 낫다. 특히 수술실 CCTV 설치 반대 주요 논거로 내세웠던 진료 위축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지금 있는 수술실 출입 규정만 강화시켜도 되는데, 뭐하러 수술실 입구에 CCTV 설치를 몇 천 억원씩 들여서 하나”라고 반문했다.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 재원 문제만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