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면서 대결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 위식도 역류질환 최대 시장(2021년 기준 3조1000억원 규모)으로 부상한 중국이 주요 접전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출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과 중국 품목 허가를 앞둔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에 이어 최근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JP-1366(자스타프라잔)'으로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보고된 위식도 역류질환 발병률은 2020년 기준 약 7.69%로, 방대한 인구 뿐 아니라 반복 치료를 원하는 환자도 많기 때문에 위식도 역류 질환 관련 시장 잠재력은 엄청 크다.
더구나 케이캡, 펙수클루, JP-1366 모두가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이라는 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리브존파마슈티컬스그룹(이하 리브존)과 1억 1억2750만달러(한화 약 1600억)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후발주자이지만 현지 시장 강자와의 파트너십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브존은 중국 내 PPI 강자로 꼽히며, 위식도역류질환 분야에서 연간 6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종합 상장 제약사다.
온코닉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우선 수령하고, 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1억1250만 달러(약 1450억원)의 기술료를 받게 됐다.
양사는 JP-1366 개발, 상업화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위궤양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대해 역시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앞선 펙스클루·케이캡, '적응증·제형 확대' 통한 품목 1위 입지 노려
대웅제약은 오는 2025년까지 20개 국가에서 펙수클루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올해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파트너사는 중국 대규모 제약사인 양쯔강의약그룹 자회사 상해하이니다. 지난 2021년 대웅제약은 이 회사와 3800억원대 펙수클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상해하이니가 임상 및 허가를 진행하고, 출시되면 양쯔강의약그룹이 영업을 담당한다.
특히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등의 적응증을 보유 중인데, 위염 적응증을 가진 P-CAB 계열 약제는 이 약이 유일하다.
여기에 더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인한 궤양 예방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며,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제균 치료 적응증도 준비할 계획이다.
30호 국산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은 지난 2015년 중국을 시작으로 북미·중남미·동남아시아 등 35개 국가에서 기술과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해 있다.
중국 시장에는 지난해 4월 큰 즐거움을 돕는다는 의미의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며 올해 1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해 중국 보험적용 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앞서 지난 2015년 중국 소화기 분야 전문 회사 러쉰과 95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임상1상에 돌입했다. 3000여 명의 영업 인력을 보유한 러쉰 인프라 등을 통해 빠른 안착을 노리고 있다.
두 회사는 적응증 확보 및 다양한 제형 개발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HK이노엔 파트너사 뤄신은 "타이신짠의 적응증을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으로 꾸준히 확대하고, 정제에 이어 주사제까지 제형을 확대해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전체 1위 품목으로 등극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