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과 고혈압 등이 있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심근경색과 뇌졸중, 조기사망 위험 등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 A&M대 브래들리 존스턴 교수팀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30일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7가지 식단에 대한 40건의 무작위 대조 실험 연구 논문을 분석,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리브오일과 해산물, 견과류, 통곡류, 채소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의 다양한 건강 효과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대한 이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단 등 7가지 식단에 대해 미국, 캐나다, 중국 등 6개국 3만5천5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실험을 한 연구 40건을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각 식단 프로그램에 최소 3년 이상 참여했다.
분석 대상 식단은 지중해식과 저지방식, 초저지방식, 변형 지방식, 저지방 저나트륨 복합식, 지방과 설탕을 줄인 채식인 오니시, 가공식품을 제한하는 식물성 식단 프리티킨 등 7가지다.
이들 식단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고위험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과 저지방 식단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간 정도 정확성을 가진 증거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 프로그램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의료적) 최소 개입보다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저지방 식단 프로그램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 예방 효과가 최소 개입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나머지 5가지 식단 프로그램은 확실성이 낮거나 중간 정도인 증거들로 볼 때 사망이나 심근경색 예방 효과가 최소 개입과 비교할 때 이점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지만 이 연구는 실험 참가자들의 식단 프로그램 준수 여부를 측정할 수 없고, 건강 효과가 식단 자체보다 약물 치료나 금연 지원 같은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는 등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파커 영국 심장재단 수석 영양사는 이 연구에 대해 "지중해식 식단이 심장에 좋다는 것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지만, 이 식단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의 사망과 심근경색 위험까지 낮춰준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군이든 아니든 지중해식 식단 같은 균형 잡힌 식단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방식은 심장·순환기계 질환 예방에 좋다"며 "저지방 유제품과 올리브유 같은 불포화지방과 함께 과일, 야채, 콩, 통곡류, 생선, 견과류 등을 충분히 먹고 가공육과 소금, 단것 등은 적게 먹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