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이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로닉 인수를 돌연 철회하면서 양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에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해제를 통지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동화약품은 앞서 지난 9월 1600억 원 규모의 하이로닉 주식을 양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실사 후 12월 중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었다.

당시 동화약품은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 다양화해서 향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이 실사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계약을 철회하기로 했다.

동화약품은 "실사 결과 당사는 매도인 진술 및 보장 준수여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이에 당사는 25일 매도인들에게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해제를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주인수계약에 따르면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신주인수계약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을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동화약품은 최대주주 지분 취득과 함께 하이로닉 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하이로닉은 동화약품을 상대로 의결권 있는 상환전환우선주 558만8154주를 발행하고, 주당 전환가액은 7158원으로 책정했다. 최대주주 구주 취득가액의 49.7% 수준이며, 기준주가(7953원) 대비 10% 할인된 금액이다.

그러나 하이로닉이 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결정은 유지키로 하면서 향후 계약금 반환을 두고 소송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이로닉은 "동화약품의 계약 해제 통지에 대한 적법성 여부에 관해 계약 당사자 간 이견이 존재하고 있으며, 어느 일방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와 신주인수계약의 유효성 여부는 최종적으로 법원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수인의 해제 통지에도 불구하고 본 건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또, 하이로닉은 "계약 해제 통지 등 현재까지의 태도에 비춰볼 때 동화약품은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기지급된 계약금 반환을 요청했으며, 필요시 계약금반환청구의 소(訴) 제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수연 기자 (msy@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