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장기화로 수련병원들의 관심이 컸던 건강보험료 선지급금에 대한 환수 조치는 사실상 유예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은 국정감사 등에서 내년 1월 환수 원칙을 예고했지만,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대규모 변화에 따른 병원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현안에 대해 확정적 결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핵심 방향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만큼 사실상 확정에 가까운 합의에 도달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8일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건보공단 전문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건강보험 및 보건의료 관련 정책 현안 설명과 함께 선지급금 조치에 대한 유예 검토 입장을 밝혔다.
정기석 이사장은 “선지급금은 아마 조금 더 당분간 더 유지가 될 것 같다"며 "아직까지 최종 결정은 안났지만 조금 유지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지급금이 단순 지출은 아닌 탓에 기회비용에 관해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지만, 1월부터 회수키로 했던 환수 계획은 조금 미뤄도 건보 재정의 타격은 사실상 없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건강보험료가 2년 연속 동결된 최초의 조치에도 현재까지 재정운영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명확한 수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산운용 이익도 긍정 전망돼 5% 가까운 수익률을 실현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건보공단의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의료대란 비상진료체계에서 선지급했던 급여 환수에 유연한 관리 및 환수에 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다만 정 이사장은 “공단이 최종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재정상) 어느정도 여유는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관련 조치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도 동시에 피력했다.
정 이사장은 “코로나 당시 공단이 떼인 금액도 있었다”며 “(의료기관 폐업) 문을 닫아버려서 환수치 못했지만 이번에는 채권 확보를 명확히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며 "환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시 즉각적으로 해소토록 집중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는 의료기관의 운영을 전망하는 물음에도 회복세가 포착되는 만큼 구조전환과의 선순환을 예견했다.
정 이사장은 “지금 진료의 회복세는 확실하다”면서 “지금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과거와 같이 하루에 1만명 이상의 환자, 대학병원에 안 가도 될 환자가 서울까지 올라오는 현상은 많이 줄게될 것”이라며 환경의 변화를 예측했다.
이어 그는 “만약 구조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위암 1기를 갖고 전문병원에 가는 것과 상종에 가는 것은 지출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어 이런 지출이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련병원 상당수 진료량 회복세 접어든 것으로 판단"
BMI 상향 조치…"공단 데이터 입각해 원안 추진"
정 이사장은 최근 건강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체질량지수(BMI) 상향 조치에 대해서도 건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실한 데이터가 입증된 만큼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를 밝혔다.
앞서 비만학회를 중심으로 비만 진단기준을 BMI 25 kg/m² 이상에서 최소 27kg/m²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공단의 발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 이사장의 발언을 조합하면 건보공단 주도의 건강관리는 BMI 27을 기준으로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비만 관리는 BMI 27부터 하겠다. 앞으로 의사들이 약을 어떻게 처방하는지 등은 의사들의 관리 영역이고 건보 차원에서는 BMI 27을 중점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다만 새로운 의학적 근거가 나올 시 얼마든지 수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