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제2기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이 장애아동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실제 치료 성과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 거주 환자의 수도권 '원정 진료'가 대폭 감소하고, 환자들의 운동 및 언어 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연구책임자 김수민 부연구위원)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기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 효과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3년 3월부터 시행된 제2기 시범사업의 재활 접근성과 치료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비수도권 환자 수도권 이용, 기존 대비 76.6% 감소… "집 근처 치료 안착"
보고서에 따르면 시범사업 참여는 이른바 '재활 난민'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범사업 참여 전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어린이 환자(790명) 중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을 이용하던 비율은 17.3%(137명)에 달했다.
그러나 시범사업 참여 후, 비수도권 거주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률은 기존 대비 76.6% 급감했다. 이는 거주지 내에서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이동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2기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 4838명을 분석한 결과, 대전(100%), 부산(99.0%), 울산(98.1%) 등 주요 지역에서 거주지 내 참여기관을 이용하는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K-MBI·GMFM 등 기능평가 점수 '쑥'… 효과 입증
재활치료의 질적 성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됐다. 연구팀이 환자들의 기능 상태 변화를 혼합효과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일상생활동작검사(K-MBI), 전체운동기능측정(GMFM-66, GMFM-88), 취학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PRES)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6세 미만 환자군의 경우 K-MBI 점수가 초기 평균 28.20점에서 최종 32.35점으로 4.15점 향상됐으며, GMFM-88 점수 역시 49.78점에서 55.57점으로 5.79점 높아졌다.
언어 발달을 보여주는 PRES 평가에서도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백분위 점수가 각각 6.83%ile, 4.33%ile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참여기관(39개소)과 보호자(725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양측 모두 97%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참여기관의 94.9%는 향후 본사업 전환 시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종·전라권 '인프라 공백'… 연령·상병 기준 확대 필요성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인됐다. 현재 제2기 시범사업에는 총 39개소가 참여 중이지만 세종, 전북, 전남, 제주 지역은 참여기관이 전무해 지역 간 공급 불균형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2027년까지 전국적으로 최소 47개소에서 최대 67개소의 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추계된다"며 "세종 등 미충족 수요가 있는 지역에 참여기관을 우선 지정하고, 전남·경북 등 공공센터가 있어도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도적 개선점으로는 '연령 및 대상 질환 확대'가 꼽혔다. 현재 시범사업은 6세 이상 18세 이하 아동의 경우 치료 기간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단기적으로 이 연령 기준을 완화하고, 전반발달장애(F84)와 언어장애(R47) 등 실제 재활 수요가 높은 상병을 우선적으로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시범사업이 어린이 재활환자 거주지 내 의료 이용을 늘리고 기능을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전문 인력 교육 제도화와 표준화된 평가 매뉴얼 보급 등을 통해 재활치료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