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흩어져 있던 바이오 정책 기능을 하나의 축으로 묶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공식 가동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기존 국가바이오위원회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합한 범정부 정책 조정체계를 공식화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위원 16명, 민간위원 23명이 참석했으며 새 위원회는 심의 중심 구조를 넘어 핵심 정책과 사업을 실질적으로 조정·결정하는 바이오 분야 최고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번 위원회 출범은 그동안 이원화 돼 있던 바이오 정책 체계를 하나로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부는 통합을 통해 연구개발부터 허가, 시장 진입, 산업 육성까지 이어지는 바이오 정책 전반을 일원화된 구조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새 위원회는 기존 협의체와 달리 실질적 조정 권한을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 심의에 머물렀던 과거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정책, 사업을 직접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범정부 바이오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력을 더한 컨트롤타워로 재편된 셈이다.
시장 진입 문턱 낮춰 규제 정비 본격화
회의에서는 첨단 의약품, 의료기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합리화 로드맵’도 확정됐다. 의료현장 안착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반복돼 온 병목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로드맵은 4대 전략과 24개 세부 과제로 구성됐다.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허가 지연, 급여 등재 장기화, 낮은 수가, 데이터 활용 제약 등이 주요 정비 대상으로 포함됐다. 제도 틀을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체감할 개선책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는 임상적 유용성을 중심으로 보다 단순화된다. 이에 따라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은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 정부는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약의 시장 진입 속도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혁신 의료기기의 비급여 진입 문턱도 더 낮아진다. 임상평가를 마친 혁신 의료기기 진입 범위를 확대, 실제 사용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적용 대상은 올해 1월 기준 디지털의료기기와 체외진단의료기기 등을 포함해 199개 품목이다. 오는 12월 추가 확대도 추진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분야 수가 문제도 이번 로드맵에 담겼다. 지금까지 비급여 상한액에 묶여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기술 사용 현황과 환자 부담 수준 등을 검토해 건강보험 등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가 줄곧 요구해 온 보상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신약 도입이 늦어지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약가 제도 손질도 병행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만 적용되던 약가 유연계약제는 일반 신약과 바이오시밀러까지 확대된다. 관련 규정 개정은 오는 6월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연구개발 여건 개선…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연구개발 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 정비도 이어진다. 인체 장기 기능을 모사한 칩과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신약 개발 기술은 2029년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이후 2030년에는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예정이다. 비임상과 임상 사이의 기술 검증 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세우겠다는 의미다.
의료데이터 활용 여건도 일부 개선된다. 정부는 사망자 정형 의료데이터 심의 면제 기준을 마련하고, 저위험 가명데이터셋을 활용한 온라인 원격분석 지원 시범사업도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임상 설계 단계에서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연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해외로 나가 치료를 받는 사례가 반복돼 온 질환군에 대한 대응도 포함됐다. 정부 주도로 만성통증 등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가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이다.
아울러 근골격계 질환과 자가면역질환 등 난치성 질환 사례를 반영한 가이드라인 개정도 지난해 말 마무리됐다.
심의 과정에서는 위험도에 따라 비임상시험자료 제출 의무 차등 적용 방식도 도입한다. 획일적인 규제 대신 위험 수준에 맞춰 요구 자료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연구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외에 허가 심사 지연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 추진, 바이오 생산 인프라와 관련한 제도 정비도 이어진다. 정부는 올해 말 시행 예정인 관련 특별법의 하위법령 정비를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범정부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정책을 실질적으로 조정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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