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잘 잤다’고 느끼려면 무엇이 충족돼야 할까?
대개 원하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잠들어 밤새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상쾌하게 눈을 뜨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몸이 여기저기 불편해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다음 날 해야 할 일로 긴장해서 뒤척이기도 한다.
심지어는 스마트폰 속 쇼츠 영상을 보다가 밤을 새기도 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여러차례 깨기도 한다. 이처럼 불면증의 이유와 양상은 너무나 다양하다.
과거에는 불면증이 여러 질환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불면증 자체로 인한 피로 및 집중력 저하, 기분 변화, 주간 졸림 등 낮 동안 기능 저하가 크게 발생한다는 점이 알려졌다.
불면증, 독립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 규정…급성 불면증과 만성 불면증 구분
지난 2014년 개정된 국제수면장애분류에서는 불면증을 독립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증상 지속 기간 3개월을 기준해서 급성 불면증과 만성 불면증으로 구분했다.
다만 불면증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인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가 느끼는 부족한 수면 양과 실제 환자가 취하는 수면 양의 괴리를 간과하는 경우가 적잖다.
급성 스트레스에 따른 과도한 각성으로 실제 수면 양이 적은 경우도 있지만 잦은 수면과 각성이 반복돼 실제 수면 양은 부족하지 않지만 수면의 밀도, 즉 질(質)이 낮아서 발생하는 불면증도 적지 않다.
만성 불면증에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지행동치료(CBT-I)로 알려져 있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안정화하고 과다한 각성을 인지요법으로 이완시키며, 침대에서 머무는 시간을 제한해 수면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인지행동치료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원하는 시간에 잠들 수 있도록 해 주는 약물 처방을 많이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기존 널리 사용돼 온 수면제는 주로 진정 작용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몽유병과 같은 사건 수면이나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멍한 느낌과 졸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적은 용량에도 진정 작용으로 인한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불면증 치료 중요 지표 변화…다음 날 '졸림·피로' 없이 일상 기능 유지 등 중요해져
이에 따라 과거에는 불면증 치료에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총 수면시간이 평가 지표였다면, 이제는 다음 날 졸림이나 피로 없이 일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약물 의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까지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뇌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Orexin)’을 표적으로 한 약물이 개발됐다.
오렉신 신호가 결핍되면 기면증과 같은 수면·각성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면증 치료에도 이를 역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2014년경 오렉신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ual Orexin Receptor Antagonist, DORA)가 최초로 개발됐다.
기존 수면제가 융단폭격식으로 뇌(腦) 세포들을 진정시켜 잠을 재우는 것이라면, DORA 계열 치료제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각성 신호를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수면을 유도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약물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DORA 계열 치료제인 데이비고(성분명 렘보렉산트)가 허가됐다. 데이비고는 대규모 3상 연구인 SUNRISE 1과 SUNRISE 2를 통해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특히 약물 부작용에 취약한 노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약이 도입됐다고 해서 불면증 치료 기본 원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성 불면증은 여전히 인지행동치료가 중요한 치료 축이다.
다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과 치료를 시행하기 어려운 국내 진료 환경에서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비고는 과도한 진정 작용과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졸림 등 기존 수면제 한계를 보완하며, 불면증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혀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부족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도 잠들기 어렵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수면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권한다. 자신이 체감하는 수면시간과 실제 수면시간 차이, 수면 연속성과 밀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원인과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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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Dual Orexin Receptor Antagonist, DO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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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 ) . 3 SUNRISE 1 SUNRISE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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