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커지는 첫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효과 충분'
이재홍 교수 '아밀로이드 물질만 쌓인 초기환자 발견 중요, 뇌부종 다른 약도 발생'
2021.07.30 05: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9만명으로 집계됐다. 오는 2030년 136만명, 2040년 217만명 등으로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60% 이상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바이오젠은 일본 에자이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신약 ‘아두카누맙(제품명 애듀헬름)’을 내놨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유발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이하 아밀로이드)’ 물질에 대한 단일클론 항체로 환자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 지난 6월 7일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임상 3상 시험 2개 중 한 시험의 고용량군에서만 유효한 결과가 나왔다. 앞서 바이오젠 측은 유의미한 결과를 보지 못해 임상을 중단한 적이 있어 FDA 승인 투명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시작으로 약효·상용화  등 그 실효성에 대해 국내외서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이다. 데일리메디가 해당 신약 임상연구에 우리나라 대표 PI(임상연구자)로 참여한 이재홍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로부터 아두카누맙 실효성 및 근래 쟁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아두카누맙 임상 3상 시험 중 고용량군 환자에서 뇌부종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작용인가 
A. 아니다. 뇌부종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인 ‘맙(Mab)’으로 끝나는 성분들 즉, 다른 치매 치료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Q. 아밀로이드 물질은 이로운 역할도 수행한다. 이 때문에 무조건적 제거가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A. 아밀로이드가 뉴런·시냅스 등을 공격하는 원인 유발 물질인지, 아니면 폐기물을 저장해놓은 이로운 물질인지 알 수 없더라도 일단 아두카누맙은 monomer(단위체)인 아밀로이드 물질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아밀로이드가 단위체 상태에서 생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연구보고가 실제 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단위체 여러개가 합쳐진 oligomer(소중합체)는 시냅스 등을 공격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단위체만 일부 제거된다면 이론적으로 나쁘게 작용할 이유는 없다. 단위체 비중을 낮추고 나쁜 소중합체를 제거하는 방식인 만큼 치료 목적에 부합한다고 본다.
 
Q. 알츠하이머병 원인이 아밀로이드 물질이 아닌 독성단백질 ‘타우’ 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A.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뇌에서는 아밀로이드 물질과 타우가 함께 발견된다. 알츠하이머 증상과 연관관계가 크다고 알려진 타우는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쌓이지만, 아밀로이드 물질이 타우 축적을 유발하는 이른바 ‘트리거’ 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그러므로 아밀로이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가 증상을 보이기 20년 전, 아밀로이드 물질만 있던 상태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다. 시간이 지나며 타우가 쌓이고 이것이 헝클어지면 뇌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 그런 측면에서 타우가 증상과 훨씬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긴 하다. 그러나 문제의 시초가 아밀로이드 물질이라면 조기에 이를 줄여줌으로써 다음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되지 않나 싶다.
 
타우, 알츠하이머 증상과 연관성 크지만 아밀로이드가 타우 축적 유발
실효성 있으려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발견하고 선별하는 전문센터 설립 필요   
"국내 제품 허가시 자체 임상시험 등 조건부 허가 필요하다는 생각"
 
Q. 아무 증상이 없는 환자를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점은 실효성 논란과 연결되는데 대안은
A. 현실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이미 아밀로이드 물질 뿐 아니라 타우도 쌓여 있고 신경염증 등이 발생한 상태다. 아밀로이드 물질만 제거한다고 치료가 되지 않는다. 각각 매커니즘이 다른 약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밀로이드 물질만 쌓인 초기 증상 환자를 얼마나 일찍 찾아내느냐가 관건인데, 조기에 환자를 찾고 선별해서 치료토록 돕는 전문센터와 전담시설 등이 필요해 보인다. 그들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아두카누맙은 강력한 치료수단이 될 수 있다. 
 
Q. 치료 과정 측면에서 전문센터가 필요한 이유는 
A. 아두카누맙은 매달 1~2시간씩 병원에 와서 정맥주사 형태로 투여해야 하므로 자가치료가 어렵다. 기존 병원은 이들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1년 동안 투여한다고 해서 치료가 완전히 되는 것도 아니다. 치료 중 아밀로이드 물질이 줄었다는 결과를 확인하면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 때 마다 다시 투여하고, 이 과정이 반복돼 고용량으로 투여하게 되면 앞서 말한 뇌부종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 관리가 필요하다. 
 
Q. 바이오젠코리아가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다. 연간 투약 비용이 6250만원이던데  
A. 약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또 치료 대상은 단순히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아니라 아밀로이드 물질이 쌓여있다는 증명이 된 환자다. 이에 치료 전에 PE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나 뇌 MRI 등을 실시해야 하는데 전반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임상 3상 결과를 두고도 논란이 많으니 제품 허가 시 신뢰성 있는 국내 자체 임상을 실시토록 하는 조건부 허가 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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