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가협상은 가입자와 공급자 간 인식 해소가 협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공급자 단체는 물가인상과 의료비용의 최소한의 보상을 마지노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재정의 투입 불가를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지만, 공급자 단체도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입장으로 희생만 이어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절박한 상황이다.
특히 수년째 지속된 1조원 안팎의 밴드 상한선이 이어져 코로나로 희생한 공급자에 대한 전향적인 보상을 거듭 요구했다. 이는 코로나를 제외하고도 의료기술 발달, 의료비용 증가가 반영되지 못하는 구태적 환경이라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병원협회 수가협상 단장)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요양급여비용계약에 대한 향후 행보와 생각을 밝혔다.
송 부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핵심은 코로나19와 경제 악화로 황폐화된 병원계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병원계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기존 환경과 궤를 달리한다는 호소다.
송재찬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의료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인건비, 물가 상승, 전달체계 변화의 어려움이 동시에 몰려와 병원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산적했다"며 "병원계의 현실적인 처지를 반영한 수가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년간 1조원 안팎을 벗어나지 못한 밴드폭 탈피를 수차례 요구했다.
그는 "밴드가 수년간 1조 안팎으로 결정되는 상황이 이어지나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달, 의료비용 증가가 반영된 현실적 지원은 요원하다"며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인상 절대 액수가 일정 수준에 고정된 환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료비 등을 포함한 수가환산지수에 대한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의 간극은 재차 확인했다.
윤석준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장의 "코로나를 유발된 변화가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의료계의 어려움을 반영치 못한 아쉬운 평가라고 꼬집었다.
송 부회장은 "전년 대비 높은 물가 인상이 있었고 의료계로 보면 재료비는 물론 의약품 가격이 환율 등으로 원자재나 제품 비용 증가가 컸다"며 “물가 인상분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급 의사 수 증가는 미미하지만 의원급 의사 수 급증"
특히 올해 여러 공급자 단체가 주목한 의료비 등 일시적 급증 현상에 대한 병원계 생각도 내놨다. 이는 병원계 분석을 통해 나온 발언이라 더 주목된다.
송 부회장은 "작년 진료비 증가가 의원에서 높았다는 데이터가 확인됐고 이는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병협에서 파악한 바로는 병원급 의사 수 증가는 미미하나 의원급 의사 수 증가가 크게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병원급 종사자의 미미한 증가와 병원 감소가 동시에 이뤄지는 반면 의원급 전문의가 상대적으로 늘고 의원수도 늘어나는 상황으로 유발됐다는 해석이다.
이로 유발된 환산지수 역전 현상은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지표라고 진단하고 수가협상에서 검토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부회장은 "공급자와 가입자 간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단순 가입자가 아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의료소비자라는 점도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