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는 검체, 기능, 영상검사 영역 수가 인상을 대신해 소아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의원급 소아진찰료를 가산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세종청사에서 만나 “지난달 1일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부대 결의에 따른 결과로 그동안 일괄 조정되던 건강보험 환산지수(의료수가)를 달리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환산지수 계약에서 원가 대비 보상이 과다한 영역인 검체, 기능, 영상검사 부분에 대한 수가도 같이 일괄 인상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인상 총액은 동일하지만 재원 범위 내에서 보다 의미 있는 쪽으로 재원이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는 요양급여비용 계약시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을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활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복지부는 의원급 환산지수 조정안으로 검체와 기능, 영상 환산지수 동결을 전제로 의원급 소아진찰료 200% 가산을 제시했다.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의료 행위는 크게 검체, 기능, 영상검사, 수술, 처치 등 5개로 나눠진다. 의료계는 원가 보전이 되지 않고 있는 저수가 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체, 기능, 영상검사 영역 원가보상률은 현재 100%를 상회한다.
"환산지수 일괄 조정 중단, 유형별 배분 추진"
"수술·처치 영역은 원가에 한참 부족한 실정, 소아진찰 가산에 780억 투입"
반면 수술, 처치 영역은 원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복지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 5개 영역 의료행위에 대한 환산지수 인상률에 차이를 둔다는 방침을 정했다.
2024년 의원급 환산지수를 1.6% 인상하되 검체와 기능, 영상 환산지수 동결하고 이에 따른 780억원의 재원을 의원급 소아진찰 가산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소아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세부적으로 1세 미만 및 1세 이상 6세 미만 초진과 재진 상대가치점수를 200% 높여 53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의원급 초진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1% 인상, 242억원을 배정토록 했다.
하지만 의사단체 등 공급자측 반대로 격론 끝에 건정심은 행위 유형별로 수가 인상률에 차이를 둔다는 방향성만 남겼다. 세부 내용은 다시 논의 후 진행키로 했다.
공급자 단체들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정운영위원회는 환산지수 총액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의체이지 의료행위별 배분을 권고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 국장은 “논의 도중 당사자인 의사협회에선 수가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건정심에서는 오랜시간 논의 끝에 의원급 환산지수는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정한 1.6% 임상 재정 범위 내에서 여러 유형별로 별도 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유형에 어떻게 분배할지 문제는 공급자와 논의를 거쳐 2024년 실제 적용키로 했다”면서 “이제 구체화를 위한 공급자와의 향후 논의가 중요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