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92% "현행 노인외래정액제 개편 절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2023.07.20 05:21 댓글쓰기

의사 10명 중 9명은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평일과 주말 모두 65세 이상 노인환자에서 진료비 2만원 초과 비율 10% 이상이 80%가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인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이면서 정부 재정도 고려한 일부 제도 개선이 거론됐다. 다민원 구간인 2만원 초과~2만5천원 이하 본인부담률을 조정하거나 초과분 추가 합산하는 방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의협회관에서 '노인외래정액제 설문조사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설문조사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닥터서베이를 통해 온라인 대회원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인외래정액제는 노인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으며 그동안 두 차례 개선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진료비가 2만 이상 나오면 환자의 본임부담금이 2~3배 증가해 민원이 상당하다.


실제 노인외래정액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묻자 전체 응답자의 91.6%가 '그렇다'고 답했다. 2018년 개정 이후에도 일선 의료기관의 불편과 환자들의 부담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루 평균 진료한 65세 이상 노인환자 총 진료비가 2만원 초과에 해당하는 비율을 묻자 평일에 '10%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10% 미만은 20%에 그쳤다. 


주말의 경우 2만원 초과 비율이 85%로 평일보다 더 높았다. '50%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평일 18.8%, 주말 36.4% 수준이었다. 


하루 평균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진료 비율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68.1%가 '평일'이라고 답했다. 주말에는 57.8%가 40%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복지부가 올초 "의료기관 유형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2만원~2만5천원 구간의 실제 발생 비율은 10%보다 작다"고 밝힌 것과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조정호 보험이사도 "진료비 1만9천원~1만999원에 해당하는 노인 환자 비율에 대해 평일 73.6%, 주말 69.1%가 10% 이상이라고 답했다"며 "수가 조정 등 여러 요인으로 2만원 초과 구간 노인환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의협 설문조사, '2만원 초과~2만5천원 이하' 다민원 구간 개선 제안

노인외래정액제, 부분 개선 '합리적' …2만원 초과~2만5천원 이하


노인외래정액제도 개선과 관련해 '본인부담 정액제와 차등 정률제를 병행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구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57.5%를 차지했다. 


이어 '본인부담을 전체 차등 정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34.1%, '현행 방식 유지'가 8.4% 등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액 구간 기준 조정, 이를 기준으로 나머지 구간도 조율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6%, '다민원 구간인 2만원 초과~2만5000원 이하 본인부담률만 조정'이 44%였다.


조정호 보험이사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일선 의료기관은 현 제도로 인해 대부분 불편을 경험하고 있으며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다민원 구간에 해당되는 환자가 계속 증가해서 의료기관 뿐 아니라 노인환자 의료비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제도 개선 방안도 두 가지 제안했다. 첫 번째 안은 다민원 구간인 현행 2만원 초과~2만5천원 이하 구간의 본인부담률을 기존 20%에서 15%로 조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은 동일한 구간에서 2만원 초과 금액에 30%를 적용한 금액을 합산해 본인부담금을 책정한다. 이 경우 진료비 2만천원 기준 본인부담금은 4200원에서 1안 3150원, 2안 2300원까지 줄어든다.


서정성 총무이사는 "저는 안과 전문인데, 노인환자들에게 검사 1~2개 더 해서 정확하게 진단하고 싶지만, 금방 진료비가 2만원을 초과하니 환자 부담이 클까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때 진단해 치료하면 간단하게 끝날 일을 방치하다가 큰 병이 되서 치료하려고 하면 의료비 부담이 더 커진다"며 "노인환자의 삶의 질 및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정호 보험이사는 "건보 누적 적립금이 상당한데, 비축할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사용해야 한다"며 "두 가지 안은 재정 충당 가능성, 제도 지속성을 고려해 제안한 것으로 향후 복지부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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