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지난 1981년 네슬레와 로레알의 합작 법인(joint venture)으로 탄생한 갈더마는 2014년 네슬레가 로레알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네슬레는 제약기업 갈더마가 법인으로 분리되는 것이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 독립을 결정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국내에선 갈더마코리아 노동조합이 회사 경영진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하면서 이 회사의 과도한 인력감축으로 인한 업무 과중과 노사갈등이 외부에 알려졌다. 갈더마코리아는 올해 3월 사내 노조를 출범하고, 민주제약노조 신생지부로 가입했다.
2018년 8월 르네 위퍼리치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2차례에 걸쳐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시행하면서 사내 불안심리가 확산한 점이 노조결성 계기로 알려졌다. 르네 위퍼리치 대표를 직접 만나 경영진 입장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갈더마와 갈더마코리아를 소개하면
A. 갈더마는 지난 1981년에 설립된 이래 피부과 영역에 집중해왔다. 한국에는 1998년 직접 지사를 두는 형태로 진출해 갈더마코리아가 탄생했고, 올해로 21주년을 맞았다. 갈더마코리아는 피부과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피부 전문 기업으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 현재 의약품과 에스테틱을 포함하는 메디컬솔루션사업부와 화장품을 담당하는 컨슈머솔루션사업부를 뒀다. 주요 제품으로는 처방의약품 분야에선 여드름 치료제 에피듀오와 주사제품 수란트라, OTX제품인 로세릴네일라카, 컨슈머케어 분야에서는 세타필, 에스테틱 분야에서는 레스틸렌 및 스컬트라 등이 있다. 갈더마는 지난 10월 2일 기존 네슬레에서 독립, 세계 최대의 글로벌 피부 전문 독립 법인이 됐다.
Q. 갈더마코리아 대표를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분야에 주력해왔고, 한국 시장 가능성은
A. 한국은 매우 흥미롭고 세련된 시장이며, 특히 서울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 한국은 삼성과 현대 등을 통해 기술력이 우수한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갈더마에게 한국은 집중하고 있는 피부과학, 즉 화장품, 에스테틱, 의료기기, 처방의약품과 같은 분야에서 아시아의 등대와도 같은 국가다. 또 한국은 디지털화 선두 국가로 최근 화두가 되는 5G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으며, 전반적인 생활이 온라인화 되고 있고, 전자상거래도 보편화되고 있다는 면에서 매우 흥미롭다. 그렇기 때문에 갈더마에게 한국은 흥미로우면서도 경쟁적인 시장이다.
한국에서 첫 번째 전략은 중요한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컨슈머솔루션 사업부에서는 고객과 디지털 채널에서 접점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e-커머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접근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핵심적인 판매채널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디지털 채널을 활용하는데 집중했다.
메디컬솔루션 사업부에서는 여드름, 주사, 필러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의료교육(medical education)에 집중했다. 메디컬솔루션 사업부 제품의 대부분은 의사 처방을 통해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갈더마코리아의 훌륭한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보 및 피부과학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Q. 새로운 소유주인 EQT 사모펀드가 과거 대비 매출과 고용을 늘린다고 했는데, 갈더마코리아는 1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부에서만 30명을 감원했다. 최근 진행한 공채는 모두 내근직이어서 노조는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데
A. 갈더마코리아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일들이 오랫동안 적재돼 있었다. 이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변화를 추진하기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갈더마코리아는 최근 Rebalancing & Refocusing 전략의 일환으로 인력 조정을 추진했다. 지난 수년간 인력 조정이 없었기에 불가피하게 인력 조정이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영업부에서만 30명이 감원 됐다는 것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 경쟁적인 한국시장에서 탄탄한 한국 기업 및 다양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이후 각 부서에서 새로운 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채용했고, 여기에는 영업직도 포함됐다. 과거 대비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다소 달라져, 변화에 집중해 채용을 진행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임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영업 직원들의 업무 부담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으로, 이들이 서류작업과 행정업무가 아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한 1라운드는 서류 작업을 간소화하는 실제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으로, 이는 완료됐다. 2라운드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IT 인프라에 투자하고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Q. 급진적 변화는 이뤄져야만 했나? 또 IT기술에 투자하는 2라운드에서 다른 노사갈등은 없을까
A. 변화를 추진할 당시 갈더마코리아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혁신성을 선보이기 위해 신제품을 런칭하고, 글로벌 임상 시험을 한국에 유치하며, 의료 교육 및 소비자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실질적인 노력들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소셜/전자상거래 등 e-커머스를 보다 잘 아는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갈더마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지속적인 성장의 전환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10년, 20년을 위핸 보다 탄탄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성과가 더욱 고무적이다. 조직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는 임직원 개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변화 추진에는 임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사내 변화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6주 간격으로 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어 회사 관련 정보를 모든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대비 기업 운영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부서/팀 단위 워크샵을 지원하고, 임원과 직원의 1:1 면담 그리고 대표와의 점심 식사를 종종도 가져 변화하는 회사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사내 기업문화 개선 프로그램 ‘PACE(Passion 열정, Accountability 책임감, Collaboration 협업, External orientation 고객중심성)’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Q. 향후 노조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또 다른 급진적 변화는 없을지
A. 급진적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미 갈더마코리아는 지속적 성장을 위한 구조를 갖춘 상태라고 생각한다. 임직원들의 결사의 자유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노조측과 지속적이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노조와 월 2~4회 정기적인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 3월 말 노조가 결성된 이후, 기본 원칙(ground rule)에 대한 상호 합의를 7-8월에 완료했는데 이는 꽤 빨리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후 노조와의 단체협상에 있어 40페이지가 넘는 145개 항목에 대한 1차 답변서를 빠짐없이 제출했고, 이는 이후 열린 미팅에서 자세히 논의됐다. 최근 2~3주 전 노조가 추가 요청 항목에 대해서도 바로 회사의 제안을 답변한 상태다.
Q. 갈더마코리아 대표로서 가진 비전과 한국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우리의 비전인 ‘피부 건강에 대해서 세상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꾼다(We will change the way the world thinks about skin health)’를 적용하자면 ‘피부 건강에 대해서 한국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시장에서 갈더마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고객, 의료진들이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꾀할 수 있도록 갈더마코리아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회사 측면에서는 갈더마코리아가 한두 해에 그치지 않고, 꾸준하고 일관성이 있게 지속가능한 성장과 시장점유율을 달성해 나가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또 제품의 퀄리티, 효과, 브랜드로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회사 직원들이 회사, 제품, 고객, 의료진들을 위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