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올해는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이 결렬돼 안타까움이 크다. 의원, 병원, 치과가 결렬돼 전체 재정 파이 70% 이상이었던 작년과 비교해서 결과만 놓고 보면 진일보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도 소위원회 협상이라는 절충을 위한 제도적 틀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윤석준 건강보험 제11기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장)은 ‘2022년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유형별 계약결과’가 보고된 지난 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직후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 같이 소회했다.
그는 “재정운영위 역할은 가입자와 공급자간 적절하게 균형을 찾아가는 동시에 환산지수에 대한 협상에서 타협의 정신을 살려가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운영위 위워장은 처음 맡아 초보자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작년 대비 결과만 놓고 보면, 그나마 의사협회와 타결을 이뤄 작년보다 재정운영위 기본 성격에 조금은 부합이 됐다고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이 이끈 건보공단 재정운영위는 직장가입자 대표(노동조합 5인, 사용자 단체 5인), 지역가입자 대표(농어업인 단체 3인, 도시자영업자 단체 3인, 시민단체 4인), 공익대표(관계 공무원 2인, 건강보험 학자 8인) 등 총 30명으로 운영됐다.
내년도 환산지수 인상률은 의원 3%, 한방 3.1%, 약국 3.6% 인상이 최종 확정됐다. 추가 소요재정은 각 3923억원, 777억원, 1167억원 등이다.
수가협상 당시 건보공단 인상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던 병원, 치과 유형은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에서 논의를 통해 최종 확정하게 된다.
"내주 건정심소위 통한 제도개선 논의 시작"
이번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은 각 유형과 총 42회 협상을 벌였다. 그 결과, 결렬을 맞은 유형까지 합산해 전체적으로 드는 추가소요재정은 1조666억원으로 평균 인상률 2.09%다.
해당 결과에 대한 건정심 보고시 반응에 대해 윤 위원장은 “보고 안건이니까 재정운영위에서 의결한 사항에 대해 건정심이 존중하기 때문에 결과 자체로는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적인 입장에서 가입자 대표들은 임금 인상률이 평균적으로 보면 1%가 채 안되는데 언제까지 공급자에게 2% 이상, 총액으로는 1조원 이상의 수가를 인상해주면서 가야 하냐는 문제 의식을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수가협상시 밴딩을 설정, 정하는 역할을 맡은 재정운영위원회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병원, 치과에 대해 일종의 패널티를 요청하기도 했다.
건보공단과 성실히 협상에 임한 다른 유형 단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병원과 치과 유형에 대해 건보공단 최종 제시안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인상률을 정할 것을 건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수가는 협상을 통해 정해지게 돼 있어 타협 정신을 발휘하라고 제도가 설계됐다고 믿고 있다. 안타깝게도 병협, 치협이 타협을 이루지 못했지만 해당 정신은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도 중요하지만 제도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며 “내주 예정된 건정심 소위에서 해당 제도 개선까지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