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어느덧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준비된 회장임을 자임했던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2개월이라는 시간을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자신했다. 구 의사회 회장들을 만나고, 의사회 내 각 직역과의 소통에도 경주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성큼 다가온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이 박 회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Q.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취임한지 2개월이 지났다. 선거 당시 준비된 회장이라 자신했는데
A. 취임 첫날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회원 고층 즉각 대응팀’을 구성해 안내 문자를 내보내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회무 파악에 대한 부담 없이 공약 내용처럼 하고자 했던 회무를 안정적이고 활발하게 2개월을 했다. 얼마 안 되는 두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준비된 회장이라고 말씀을 드린 것이 선거용이 아니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Q. 후보 시절 제시한 공약인 회비 인하와 사무장병원 불법 행위 근절 등 추진 현황은
A.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한 회비 인하는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회비 인하를 실행에 옮기는 데에는 인상만큼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어 감사단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
준사무장 병원의 불법 행위라고 해야겠다. 지난 34대 집행부에서 전문가평가단 단장으로 활동했고, 노인복지법인 소속 의원의 본인부담금 면제를 통한 환자 유인행위와 무면허 진료 행위에 대해 행정처분 의뢰와 경찰 고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쉬움이 컸다. 사회복지 법인 소속 의원이 전국적으로 42개소 있는데, 서울에만 12개소다. 치과와 한의원을 제외하면 10곳의 준사무장 병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일단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인지를 현지 방문 등을 통해 실태 파악을 할 예정이다. 다음 주 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 본부장과 면담 시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고, 그 후에는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심평원과 공단 그리고 언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점을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Q. 개원의와 봉직의, 교수 등 다양한 직역을 어떻게 아우르고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은
A. 직접 찾아 가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직역의 어려운 현실을 많이 듣고 다른 직역 고충도 공유해 접점을 찾는 노력을 다하겠다. 임원진이나 현안에 대한 위원회 구성 시에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인원 구성을 해야 한다. 또 각 직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모든 직역을 아우를 수 있게 서울시의사회 존재 의미를 높이고자 한다.
Q. 최근 PA 등 각 직역 간 견해차가 확인되고 있는데, 서울시의사회는 회원 총의를 어떻게 모으고 있나
A. PA 즉 진료 보조 인력 문제가 서울대 병원에 대한 기사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러 직역에서 반대와 우려를 성명서 등으로 표출했는데, 직역 간 갈등으로도 비춰지는 상황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성급히 반대 성명 등으로 의견을 나타내는 것 보다는 의도와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대병원장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다양한 직역으로 구성돼 있는 서울시 상임이사회에서도 의견을 청취 중이다. 또 의협에서 법제 부회장으로서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최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도 특별위원회 구성이 의결됐다. 위원 구성은 모든 직역을 망라했고, 정해진 방향성을 갖는 것 보다는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된 후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문제라 마음이 무겁다.
Q. 지난달 27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에서 회원과 시민들을 위해 준비한 것들이 있는지
A. 시민들께는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내용의 건강캠페인을 5월초부터 계속 내보내고 있다. 서울시장과 소방재난본부장과 면담해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등 응급상황 시 119 구급차 우선 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또 총 세편의 백신 접종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제작했는데, 누적 조회 수가 2만회 가까이 됐다. 서울시 회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회원과 시민들에게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한 도움을 드렸다. 각 구 의사회장들을 통한 회원들의 백신 관련 민원을 의협과 시청에 바로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료비 비급여 신고 의무화 등 회원 뜻 모아 의협 전달하고 부회장으로서 대정부 협상 등 역할 수행”
“의협 부회장 동시 수행으로 직선제 의협회장 선거에서 불리한 측면 있어”
“회원들과 소통하고 회원들과 함께 하는 회장이 되도록 최선”
Q.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와 추진하고 있는 제도나 정책이 있나
A. 감염병 등 대비 전문 의료인력 확보 및 지원 실행 용역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건강 마일리지 사업도 회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이어지고 있었으나 올해 예산이 일부 삭감됐다. 해당 건은 시청과 협의해 올해 추경 편성으로 증액이 이뤄지게 됐다. 공공야간 일차의료기관 운영사업과 서울형 재택의료 서비스 사업도 있다. 시민 건강 캠페인과 시장 공약인 '서울 케어 건강 돌봄 서비스 사업'에 의사회가 함께 하는 것을 시장에게 제안했고, 시청과 실무선에서 논의 중이다.
Q. 서울시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료 현장이나 의사회 의견 수렴 없이 행정명령 등 여러 조치들을 내려 논란이 됐다. 개선이 있었나.
A. 서울시는 코로나 19관련 많은 부분을 의사회와 미리 협의하고 있다.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두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상임이사회 논의 결과로 협의했다. 회원 민원이나 문제점도 회장과 사무처에서 즉각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시장과의 정례적인 회의를 요청한 상황이고, 시민건강국장 이하 실무선과의 관계 강화도 노력 중에 있다. 현재 상황은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으로 질병관리청의 대응과 지침에 서울시나 의사회도 난감한 점이 있다. 의협과 질병관리청의 소통과 협력도 중요하다.
Q. 의협 부회장으로서 역할과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A. 원론적이지만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회원들 민의를 수렴해 의협에 전달하고, 의협 부회장으로서 정부와의 협상 등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Q. 최근 수 년 간 서울시의사회장 출신 후보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번번이 낙마했다. 의협 회장 선거 낙선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가
A.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를 채택중인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제도 문제도 원인이다. 또 서울시의사회장과 의협 부회장직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회무에 전념, 직선제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의 불리한 점도 컸다.
Q. 의료계도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데, 서울시의사회가 이런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A.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진료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고, 앞당겨지겠다는 생각도 든다. 서울시의사회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들도 불안과 우려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 당연히 의료계가 주도해야 한다. 얼마 전 일부 상임이사들도 원격진료에 대한 연구회 구성을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본다. 오는 8월 29일 열리는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도 원격 모니터링 실제와 임상 적용 사례,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많은 회원들과 원격진료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Q.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역점 공약이 있다면
A. 회원과 소통하고, 회원과 함께 하는 의사회장이 되겠다. 구 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말씀드렸다. 공약대로 한 달에 한번 직접 찾아뵙지 않는 회장이 된다면 질책해 달라고 했다. 개원의뿐만 아니라 특별 분회 교수님, 전공의, 봉직의 등 각 직역과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