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현재는 확진자 대비 중환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이 이상 확진자가 나오면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검사 확대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최근 청와대 초대 방역기획관으로 내정된 기모란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8일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는 위기상황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기모란 교수 목소리에서는 위기감과 함께 단호함이 느껴졌다.
기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정확도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자가진단키트 도입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유행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면 뭐든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확도는 당연히 기존 PCR 검사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현재 방식만으로는 검사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기적으로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 곳에서 자가진단키트 등의 시범사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기 교수의 입장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효용성을 갖는 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기적 검사가 필요한 대표적인 예로는 보육시설, 학원 등을 지목했다.
최근 해당 시설들에서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종사자들이 주기적으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거나, 매번 보건소가 방문해 검사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기모란 교수는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서 PCR을 맡기는 방식이든, 자가 검체체취 후 검사까지 하는 방식이든 그런 기회를 많이 제공하면서 검사를 자주하라고 하는게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지자체와 논의, 정부는 이미 상생방역 시행 중으로 봉쇄조치 한 적 없어”
“옥상옥 우려 제기되지만 부작용 없도록 최선 다할 것”
기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자체들과 논의가 필요한데다 국민들의 수용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상생방역에 대해서는 "마치 정부가 지금 누군가를 괴롭히며 방역을 하고 있단 뉘앙스를 준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평했다.
그는 "정부는 이미 상생방역을 시행 중"이라며 "우리는 다른 나라들처럼 봉쇄조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업계 및 중대본과 논의를 통해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원래 2단계에서 금지돼 있는 유흥시설 운영도 일정 수준 가능토록 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기 교수는 방역기획관이 질병관리청 위의 ‘옥상옥’이 될 수 있단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직 어떤 권한이 있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인 만큼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모란 교수가 내정된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신설된 자리다.
기 교수는 그간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방역 체계에 수립에 큰 역할을 해온 점 등을 인정받아 초대 방역기획관으로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