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채용
'정신과 신약 개발 초기 임상, 한국보다 외국서 하는게 유리”
한승훈 가톨릭의대 교수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규제 기관은 보수적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정신과 신약개발은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초기 임상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한승훈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교수는 대한생물정신의학회가 23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2021 춘계학술대회에서 ‘임상약리학 관점에서 본 정신과 신약개발’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한생물정신의학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춘계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을 개최했다.
"규제기관 보수적 성향으로 근거 축적 필요한 다양한 임상시험 불가"
"신약 개발은 핸드폰 같은 제품 개발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교수는 “신약 개발은 핸드폰과 같은 제품 개발과는 다르다”며 “핸드폰은 제품 자체를 뽑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계속 시도하다 보면 기계 성능이 좋아지는데 약이라는 것은 신약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는 개발 과정에서 정보나 지식을 계속 축적해 가는 과정과 논리체계가 더 핵심적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첫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신약 개발을 위한 논리나 판단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실험 결과 수치인 데이터로부터 의미가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서 분석된 지식을 갖고 있어야만 올바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정신과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전략을 소개하며 초기 임상과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국내보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것이 장점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제약사가 정신과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면 우선 환자군 확보가 용이한 질환이나 플라시보(위약) 대비 효능을 입증하기 쉬운 질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기존에 이미 있는 약들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신약 허가가 가능한 질환을 찾아야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과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 임상은 근거가 많이 축적되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보다 외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규제 등이 엄격해 다양한 임상시험이 제한되기 때문에 논리 축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임상 후기 단계는 이미 축적된 근거를 활용해서 수행하면 되지만 그 단계까지 가기 위해 초기 단계에서 수많은 정보가 축적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규제 기관 자체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 약물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극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이유 등으로 정신과 신약 임상 초기 단계는 외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직까지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