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대한민국 노인의료 선구자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 정부 공인
‘명장
’에 등극했다
.
대통령이 직접 증서를 수여하는 ‘국가품질명장’은 대한민국 최고 기술인에게만 영예가 주어진다. 우리나라 의료계 역사상 명장을 획득한 인물은 김덕진 회장이 최초다.
‘국가품질명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사단법인 한국품질명장협회가 10년 이상 산업 현장에서 근무한 사람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현장에서는 노벨상에 비견할 정도의 의미와 명예가 담겨져 있다고 평가 받는다.
김덕진 회장은 1952년 경남 창녕 출신으로 동아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의료복지 고위과정과 부산대 의료 최고위자과정을 수료했다.
경남원우회장,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원회 위원,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 등을 역임했다.
1992년 우리나라 1호 노인전문병원을 개설해 실패한 후 재기를 통해 현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장과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 부이사장, 신체억제폐지 한국추진위원장을 맏아 왕성한 활동을 지속하며 노인의료 분야에서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의료계 입문 37년만에 한국 노인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품질 명예명장에 선정됐다.
“옳은 일은 항상 옳다”라는 울림 있는 철학으로 고령환자와 재활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김덕진 회장은 국내 노인의료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가 운영 중인 희연병원은
△단 한 명의 신체억제도 없는 간호
△단 한 건의 욕창 발생도 허용하지 않는 간호
△365일 하루도 쉬지 않는 재활을 직접 보기 위해 매년
1400명 이상의 국내
‧외 학계
, 의료계
, 공공기관
,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견학하는 노인의료의 메카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신체억제 폐지’를 선언한 곳 역시 희연병원이었다.
생명과 직결되는 급성기 의료에서는 신체구속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의료진 편의를 위해 환자를 억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환자의 손과 발이 묶여 있음으로 치료효과 반감과 심폐기능 저하, 와상 방지를 위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명의 환자도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다.
희연병원은 ‘환자의 자유로운 행동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모든 행위’를 신체억제로 정의 내리고, ‘인간 존엄성’에 중점을 둔 기준을 만들어 실행해 나가고 있다.
‘각종 호스를 뽑는다’는 이유로 손, 발을 끈으로 묶거나, 휠체어 낙상예방을 명분으로 안전띠를 착용 시키는 행위, ‘변을 만진다’며 일명 우주복을 착용시키는 행위 등을 일체 금기하고 있다.
‘욕창‘ 역시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욕창 발생은 간호사의 수치’라는 다소 과감한 슬로건 아래 의사를 비롯한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치위생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환자 상태를 빠짐없이 공유한다.
매 끼니 32가지 식단을 통해 영양상태를 개선시키고 원내 전체 방송을 통한 정확한 시간, 정확한 체위 변경, 잦은 라운딩으로 욕창 발생 가능성을 초기에 차단시킨다.
또한 재활의학과 전문의 4명을 비롯해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160여 명이 상근하며 6대의 재활로봇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지원한다.
일상으로 조귀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을 목표로 설정하고 휴일 없는 365일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를 일상으로 조기 복귀시킨다.
덕분에 전문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의 자택 복귀율은 84.7%, 평균 재원일수는 57일로 획기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환자의 퇴원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다. 의사, 간호사, 치료사, 영양사 등 담당 스텝 전원과 환자, 보호자가 참여해 입원부터 퇴원 계획을 세우는 ‘패밀리 컨퍼런스’를 가동 중이다.
퇴원예정 환자관리, 생활 속 재활을 구현한 병실구조와 주택개보수 제도 도입, 국내 최초의 의료‧복지 복합체를 운영해 요양원, 주간보호, 방문간호, 요양, 목욕 등 장기요양보험으로 연계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 실무 종사자들의 인간 존엄성 존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체구속 제로를 창조한다 △인지증 케어 비결 △욕창 랩 요법 등 인간 존엄성 관련 일본저서를 한글판으로 번역, 보급하는데 힘을 쏟았다.
2010년에는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을 맏으며 ‘요양병원 실무 지침서’를 발간해 우리나라 노인의료 질적 제고를 견인한 바 있다.
그의 철학은 병원에 한정되지 않았다. 일본, 중국, 한국 3개국이 가맹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의 한국 지부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를 창립, 운영 중이다.
2002년부터 연간 1900여 명의 의료 관계자들을 인솔해 일본 의료기관을 견학하고 선진 의료 시스템을 각 병원에 접목시키며 만성기 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김덕진 회장은 “희연의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해 준 의사, 간호사, 치료사 등 의료진 모두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앞으로도 노인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품질명예명장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만성기 의료가 조성되지 않으면 한국의 의료가 성립되지 않는 시기에 도달했다”며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의료‧복지 연계체계 확립에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